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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북한 개별관광 강하게 추진하는 정부, 미국의 양보 받아내는 근거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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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긴장 수위 올라가면

이란과의 관계는 악화 우려

정부가 21일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해협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독자 파병’ 결정을 내림에 따라 향후 한·미관계 및 이란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결정이 “우리 국민의 안전, 우리 선박의 보호 등 우리의 국익 때문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적 고려보다 한국 선박 보호와 유사시 교민 대피 등에 우선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지속적 요청이 있었던 만큼 외교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한·미 간에는 현재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 개별관광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파병 결정이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 간 현안 논의에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낼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호르무즈 독자 파병을 방위비나 북한 개별관광 지지 등의 현안과 직접 연계해 논의한 것은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대가로 미국에 북핵 문제 협조를 약속받으려 하다가 외교적 갈등을 일으켰던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결정으로 한·미 관계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이 ‘기여’한 만큼 미국도 이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한·미 간 현안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이란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 외국 군대나 선박이 오는 것을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이런 입장에 따라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란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이란 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당장 이란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중동에서 군사적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게 되면 한국이 매우 곤란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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