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北 들은 척도 않고, 美선 '그림의 떡'이라는데… 文만 마이웨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北, 정부의 모든 대화 제의 거부… 올 도쿄올림픽 단일팀도 불투명

北, 유엔 군축회의서 美 겨냥해 "핵 중단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

정부가 21일 '2032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 유치·개최 추진 계획'을 확정했지만 북한은 우리 정부의 모든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는 남북이 한 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고 함께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올림픽 공동 개최 제안을 거론도 하지 않으면서 정부를 향해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라며 무시했다.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도 21일(현지 시각) 유엔 군축회의에서 "미국이 비핵화 연말 시한을 무시했기 때문에 우리도 더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국제사회에선 "문 대통령의 대북 제안을 북이 사실상 걷어찼는데, 한국 정부만 못 들은 척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도 문 대통령의 공동 올림픽 개최 구상에 비판적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우리 정부의 남북 공동 유치 구상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며 "그림의 떡(pie in the sky)"이라고도 했다.

실제 현재 남북은 올림픽 공동 유치·개최는 물론 올해 여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조차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남북은 작년 2월 여자농구·여자하키·조정·유도 등 네 종목에서 올림픽 단일팀을 내보내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남북 관계 교착이 이어지면서 합동 훈련은 물론 대면도 없이 1년을 허송세월했다. 여자하키는 올림픽 본선 진출이 이미 좌절됐고, 올림픽 예선에 남측 선수들로만 출전하는 여자농구의 단일팀 구성 가능성도 희박하다.

올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 당장 단일팀에 합의해도 급조된 팀으로 정상적인 전력을 꾸리기 어려운 상태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처럼 사회적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에서) 말이 없으니 단일팀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일단은 우리 대표단 구성을 준비하면서 북한 반응을 계속 봐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안준용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