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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DU journal] 유튜브만 보는 우리아이, 사고력이 걱정된다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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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40대 초반인 주부 최경은 씨(가명)는 초등학교 4·6학년 두 자녀의 평소 학습 습관 때문에 고민이다. 혼자 문제집을 풀거나 공부하는 데 별 탈은 없지만, 유독 서술형 평가나 수행평가 등 과정과 협업이 중요한 평가는 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두 아이가 단답식 문제는 잘 해결하지만, 고민하며 분석해서 푸는 서술식 문제나 친구들과 협력해서 발명품을 만드는 등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제에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책보다 유튜브 동영상에 익숙했던 습관 때문인지 걱정"이라며 "하루아침에 창의력을 키워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최씨 자녀처럼 '답이 있는 문제'는 강하지만, '답이 없는 문제'는 약한 학생이 많다. 이들 학생은 책보다는 스마트폰 등에 익숙해 상대적으로 독해력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활자보다 영상 콘텐츠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서 사고력 확장에도 제한적인 게 특징이다. 문제는 이런 유형의 학생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와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창의력과 융합 사고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교육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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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교육 방식은 'STEAM(스팀)' 교육이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인문·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의 머리글자를 합친 것으로 과학기술에 인문학적 소양, 예술적 감성까지 한데 접목한 교육 방식이다.

흔히 교육당국은 과학기술 기반의 융합적 사고력과 실생활 문제해결력을 배양하는 교육으로 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 자동차 만들기'라는 주제에 대해 과학, 기술, 공학, 미술 분야의 지식과 개념을 접목하는 것이다. 단순히 차량 배기가스를 줄이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디자인이나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상용화해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융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STEAM 교육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해당 분야에 스스로 흥미를 갖도록 동기부여를 강조한다. 또 향후 기술 발전이 고도화될수록 단순히 전문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는 '비(非)기술적인 능력'이 더 요구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여기에는 문제 해결 및 혁신, 학습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용, 지식 구축, 숙련된 의사 소통, 자율 규제 및 평가, 협업 등이 포함된다.

'메이커(Maker)' 교육도 4차 산업혁명 시대 떠오르는 교육법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원하는 제품을 설계·제작하는 과정을 말한다. 애플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어린 시절 자신의 차고에서 애플을 탄생시킨 과정도 메이커였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메이커 교육은 어떤 목표나 평가도 없으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식 전달 위주 수업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창의력이나 문제해결력, 끈기력 등을 키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고봉익 티엠디교육그룹 대표는 "메이커 교육에 주목한 해외에서는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메이커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꾸려진 '아트랩'에선 학생들이 3D프린터, 미디어 기자재 등을 활용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익숙하다"고 소개했다.

메이커 교육 과정은 크게 네 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독서를 통해 관심 주제를 찾아 해결 문제 발견, 효과적인 해결책 구상, 제작 과정을 거쳐 현실화, 마지막으로 창작문을 만드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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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동명여중 학생들이 코딩 지니어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코딩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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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코딩 교육이 중요해지면서 코딩 능력만을 키우는 데 매몰돼선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코딩 인공지능(AI)이 나올 정도로 코딩은 도구에 불과할 뿐이라는 얘기다. 오히려 코딩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해보고 실제 실현시켜보는 과정까지 연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 교육도 현재 국내외 교육계가 주목하는 교육법이다.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은 주입식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는 수업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단순히 문제에 대한 답을 내리기보단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적극적인 탐구 활동을 하며 문제에 대한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특히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에서는 객관식이나 단답형 유형에서 벗어나 서술형·논술형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데 초점을 둔다. 국제 바칼로레아는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50여 년간 개발·운영해온 국제 공인 교육과정이다. 현재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은 158개국에 진출했다. 우리나라에도 일부 학교들이 도입한 상태다. 최근 교육계 인사들은 우리나라 공교육 문제의 대안으로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법을 꼽고 있다.

IBO 교원 연수 담당자인 박스라 IB 교사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에선 교사가 내용을 쏟아내고 학생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다"며 "그러나 IB 교육에선 교사가 강의하는 사람이 아닌 멘토나 코치의 역할"이라고 했다. 한편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선진국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북유럽에서 에듀테크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덴마크는 이미 교실에서 학생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 화성의 표면을 관찰하는 등 교육과 기술이 접목된 최적의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 덴마크에는 에듀테크 스타트업과 관련 교육학계, 교육기관 등이 참여한 덴마크에듀테크협회라는 비영리기구가 있는데, 주로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구는 덴마크를 넘어 스웨덴과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인근 국가들과도 교육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다.

덴마크 에듀테크 기업 셰이프로보틱스(Shape Robotics) 최고운영책임자 리커 리케는 "오늘날 직업의 63%는 로봇에 의해 대체되거나 자동화되고, 37%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라며 "과거 산업화 시대의 교육 시스템을 탈피해 완전히 다른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학생 스스로가 자신만의 지식을 만들어 구성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과학기술을 접목한 실험적인 학습 방법이 학습 결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 선진국의 대표 주자인 핀란드는 교육에서 평등과 협력을 강조하며 사회 일원 모두가 '교육공동체'를 추구한다. 교육공동체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교 미화원 등 지역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포함된다. 핀란드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적 다양성과 평등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육 컨설팅 기업 와이즈컨설팅핀란드(Wise Consulting Finland) 최고경영자 파시 토이바는 "핀란드는 모두가 원하는 방식대로 학습할 권리가 있고, 교육에 대한 권리와 기회가 동등해야 한다고 인식한다"며 "교원 교육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편애가 없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 문광민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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