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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인터뷰] 차정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 "한국 벤처 기술력, 세계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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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기업 임원서 공무원으로 변신… 취임 100일 소감 밝혀

이투데이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실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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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 기술자들의 기업 내 소통능력도 외국 기술자들보다 앞서 있다고 판단합니다.”

21일 서울 안국동 중소기업 옴부즈만 사무실에서 만난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 및 인적 인프라 수준이 미국 실리콘밸리 등 세계적 벤처기업 ‘메카’보다 낮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해 부족에서 오는 오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이 실리콘밸리보다 기술력이 부족하고 소통능력이 낮다는 생각은 한국과 미국 양쪽 모두를 겪어본 나로선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업인 출신인 차 실장은 4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글로벌 선두인 미국 엔비디아(NVIDIA)에서 마케팅 영업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 작년 9월 공무원으로 이직했다.

그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를 참관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정책방향을 올바르게 잡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차 실장은 “올해 CES를 관통하는 화두는 지금까지 개발된 AI기술을 활용, 개인의 일상을 비롯해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중기부의 올해 정책목표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올해부터 이른바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제조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데이터센터는 개별적으로 데이터를 가공·활용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기업 활동 데이터를 모아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다. 데이터센터에 축적된 ‘빅데이터’로 시장 예측 등을 가능케 하는 일종의 통찰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중기부는 올해 준비를 거쳐 2021년 제조데이터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차 실장은 “작은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통해 도출한 결과를 기술개발이나 영업전략 수립 등 의사결정에 활용하면 실패 확률이 낮아지고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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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실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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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 출신인 차 실장이 보는 한국 기업의 약점은 무엇일까.

그는 ‘관료주의적 문화’와 ‘실패에 대한 가혹한 대우’를 꼽았다.

그는 “실패하면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는 것보다 책임자를 색출하려고 든다”며 “연구개발 성과가 나올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는 신뢰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 기업 임원에서 공무원으로의 변신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의 관료주의적 문화를 바꿔 보고 싶었다는 것. 중기부 요청을 받고 미련 없이 짐을 쌌다.

기술보다 더 필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차 실장은 구글의 검색엔진을 예로 들었다.

그는 “AI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찬사를 받는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알고보면 의외로 단순한 데다 놀랄 만한 기술도 아니다”라며 “기술적 한계나 부족한 점을 발견했을 때 부단한 업데이트와 보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재의 구글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실장은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투자 후 나온 기술이나 상품이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 잡고 인정받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인들은 눈치가 빨라 상사나 조직이 원하는 것을 빨리 잡아내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정확한 설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서구인들보다 소통력이 오히려 뛰어나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한 경쟁환경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공무원 조직에 대해서는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놀랄 만큼 일을 많이 한다”며 “정책을 만드는 책임자로서 중소·벤처기업들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규제를 줄이고 기업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임기훈 기자(shagger12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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