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의 17세 청소년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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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 차이 나는 '앙숙'이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만 73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 출신의 17세 청소년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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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무 심기 동참" vs 툰베리 "그걸로 해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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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포럼에서 차례로 연단에 섰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후행동 정상회의 이후 두 번째 대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다보스포럼이 제안한 나무 1조 그루 심기 운동에 동참하겠다"면서도 "지금은 (기후 변화 문제를) 비관할 때가 아니라 낙관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일의 가능성을 수용하기 위해 우리는 비관론을 퍼뜨리는 예언자나 대재앙에 대한 그들의 예언을 거부해야 한다"며 "과학자들이 세계가 처한 긴급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던 툰베리는 이후 '기후 대재앙 방지'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 "나무 심기와 과학의 발전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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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당신들이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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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는 또 기후 변화 문제에 무관심한 전세계 지도자들을 겨냥해 "기후 변화가 얼마나 긴급한 당면 과제인지 세계는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의 무심함이 불난 집에 시시각각으로 부채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툰베리는 "젊은 세대가 바라는 것은 탄소 배출과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탄소 배출을 지금 당장 중단하는 것"이라며 세계 지도자들에게 즉각적 문제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를 경고하며 등교 거부 투쟁을 주도하고 1인 시위를 벌인 '환경 투사' 툰베리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부인하는 트럼트 대통령은 그동안 수시로 신경전을 벌여왔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가 지나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에 찬 눈빛으로 쏘아보는 장면이 포착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를 선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주 웃긴다. 그레타는 진정하고, 자신의 분노 조절 문제에 애써야 한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에 툰베리는 자신의 트위터 자기소개를 “분노 조절을 위해 애쓰는 청소년. 현재 진정하고 친구와 좋은 옛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바꾸며 재치있게 응수했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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