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업체 7년 동안 단독 입찰 참여…계약 미이행 등 지적
구 "올해부터 공모조건 완화하겠다"…'뒷북 대책' 도마에
부산 해운대구가 수년간 이어져온 해운대해수욕장 해라피 차단망 설치 업체 독점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뒤늦게 입찰공모 조건을 완화하겠다고 21일 밝혔다.© News1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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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이용객들의 해파리 쏘임 방지를 위해 설치해온 차단망 사업권을 한 업체가 수년간 독점하면서 계약상 이행해야 할 지침을 어겨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운대구청은 부실 운영이 드러나자 뒤늦게 관련 규정을 고치는 등 조치에 나섰지만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2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2013~2019년 7년 동안 지역 A업체가 해운대해수욕장 차단망 설치를 계속 맡아왔다.
공개 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 조건이 A업체가 단독으로 선정될 수밖에 없도록 정해져 몰아주기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업체가 그동안 차단망 설치와 운영관리를 부실하게 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A업체는 계약 조건상 용선을 띄워 차단망을 넘어 온 해파리들을 뜰채로 걷어내고 차단망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했지만, 지난해를 제외하고 이를 생략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차단막을 고정하기 위해 중간중간에 설치하는 앵커(고철) 30여개도 매년 구에 반납해야 하지만 지난해를 제외하고 반납하지 않았다. 구는 이를 되팔아 일부 운영비용을 보존해야 하지만 이 과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앵커를 반납한 지난해의 경우 해운대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뒤늦게 계약을 이행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해운대구의 '2019년도 해운대해수욕장 해파리 피해방지 차단망 설치용역 참가 조건'에는 '최근 3년 이내 해수욕장 해파리 차단망 사업으로 1억9000만원 이상 규모가 투입된 설치유지관리 실적이 있어야 한다'는 항목이 담겨 있다.
1억9000만원은 한해 해운대해수욕장 해파리 차다망 설치유지에 투입되는 비용이다.
부산의 해수욕장 중에서 해운대만큼 큰 규모의 해수욕장은 없다. 이 때문에 매년 1억9000만원 이상의 해파리 차단망 설치유지관리 비용을 지불한 경험이 있는 업체를 찾기란 어렵다.
해운대구는 매년 공개 입찰을 진행했지만 A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고, 1차례 유찰시킨 뒤 2차 공고를 통해 A업체를 최종 선정해 왔다.
문현신 구의원은 "그동안 입찰 조건을 맞추려면 해운대해수욕장 규모의 해파리 차단망 설치를 맡아 왔어야 했는데 부산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은 최대 규모"라며 "이로 인해 한 업체가 수년간 독점하면서 부실하게 운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A업체가 그동안 반납하지 않은 앵커가 해운대 바닷속에 그대로 잠겨 있을 경우 해양오염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운대구는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올해부터 공개업체 입찰 조건에서 '최근 3년 이내 1억9000만원 이상 차단망 설치유지관리 비용 지불' 실적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그동안 구에서 예산이 책정된 만큼의 실적제한을 공모조건으로 걸었지만 올해부터 다양한 업체가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건을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s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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