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 내 특정 종목의 시가총액이 전체의 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시가총액 상한 비율(캡)’을 이르면 3월 삼성전자에 처음 적용하기로 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을 강제로 축소하기 위한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질 수밖에 없어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 내 패시브 자금 유출 규모와 일평균 거래대금 등을 감안했을 때 당장 수급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지난 21일 장 중반 한국거래소가 2월 삼성전자에 코스피200지수 ‘시가총액 상한 비율(캡)’을 도입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삼성전자의 신고가 경신으로 코스피200 내 비중이 상한선인 30%를 줄곧 상회했기 때문이다. 캡은 5월과 11월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특정종목의 편입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져 연계상품 운용이 곤란한 경우에는 정기조정 전이라도 수시로 캡을 조정할 수 있다”는 코스피200 방법론에 따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상한제가 적용된다면 2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판매 패시브 펀드 내 삼성전자 비중 조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캡 계수의 기준이 되는 시가총액이 3개월 평균이기 때문에 실제 적용 캡은 그보다 작을 전망이고, 20일 기준 해당 수치는 29.8%로 30%를 살짝 하회한다.
코스피200 추적자금 규모를 50조원으로 가정하면 적용 캡에 따라 삼성전자 내 패시브 자금 유출 규모는 1조5000억원까지도 추정 가능하다. 삼성전자 일평균 거래대금이 7800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수급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불어 해당 제도가 한국 내 판매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캡 적용으로 인한 자금 유출 강도가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편 캡 적용으로 인한 패시브 자금의 비중 축소는 보통주에만 해당되기에 현 재와 같은 상승세에서는 삼성전자 우선주나 선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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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IT 하드웨어(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연초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중장기 수요 회복 기대를 기반으로 외국인 순매수도 집중되고 있다. 다만 연초 이후만 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대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지표들의 과열 신호가 등장하고 있다. 전날은 삼성전자에 대한 ‘30%룰’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차익 실현의 빌미로 작용하기도 했다.
우선 부담스럽게 보이는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상승의 주도주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사상최고치에 달했다는 점이다. 전체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은 30.4%까지 상승했다. 주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주도력 발현 배경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고 이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익 전망치에 투영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IT 섹터의 이익 전망치 개선 구간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이 뚜렷한데, 경험적인 관점에서 보면 해당 종목들의 비중 확대가 일단락되는 것은 주당순이익(EPS) 회복세가 둔화되는 국면이다. 적어도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EPS의 회복은 아직 전반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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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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