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이슬람 국가를 포함해 7개국을 입국금지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고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WSJ와 현지 인터뷰에서 입국금지 국가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확인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대상 국가는 벨라루스, 미얀마, 에리트레아, 키르키즈스탄, 나이지리아, 수단, 탄자니아 등 7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오는 27일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취임 직후 7개 이슬람국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리스트들의 미국 입국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이후 법원 소송을 거쳐 두 차례나 수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북한을 비롯해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입국금지 국가’ 명단에 올라 있다.

WSJ는 이들 국가 국민들의 미국 여행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진 않겠지만, 사업이나 방문 비자와 같은 특정한 유형의 비자가 제한될 수 있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경우 입국 금지와 함께 미국으로의 이민 제한도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7개국 중 일부 국가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돕고 있거나 미국이 전략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이어서 이번 결정이 미국의 외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미국의 반테러리즘 파트너로, 미국 내에 대규모 난민 거주지도 있다. 미얀마의 경우 미국이 지난 10년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국가로서, 로힝야족 학살로 마찰이 있지만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도록 설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벨라루스에 대해서는 러시아 영향권에서 탈피하도록 미국이 노력해 왔다. 수단은 미국과 관계가 나빴지만 새로운 국가 지도부가 들어선 뒤 미국과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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