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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우한 폐렴 감염 상황, 공식 발표보다 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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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외서 전염 상황 축소ㆍ은폐 우려
한국일보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한커우역에서 여행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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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국 내 유행 수준이 공식 발표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중국 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적 바이러스 전문가인 위엔곽융 홍콩대 미생물학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가족과 병원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유행 때처럼 지역사회 전체로 번지는 상황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업하고 있는 홍콩대의 감염병센터는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신종 바이러스가 우한을 넘어 이미 중국 본토 20개 도시로 번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현재 공식 집계된 우한 폐렴 확진자는 300여명이지만 연구팀은 우한에서 1,343명, 중국 내 다른 도시에서 116명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에서는 중국이 2003년 사스 사태 때처럼 감염 정보를 알리지 않고 일부 은폐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사스 사태 당시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시아지역 대변인을 지냈던 피터 코딩리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서 초기부터 거짓말을 했다”며 “사스 때 보였던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 똑같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언론에서조차 당국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21일 “우한 지방정부가 위기에 맞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감염 전문가인 중난산(鍾南山) 교수가 (우한 폐렴의) 사람 대 사람 감염이 가능하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우한 당국이 이를 확인했을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콩대 감염병센터장을 맡고 있는 가브리엘 렁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과 전염병 통제는 정치와 연결돼서는 안 된다”면서 “전염병 통제 조치가 정치와 같은 다른 고려사항과 연결되는 곳에서는 분명히 문제가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사스 사태 때 감염 현황을 은폐하고 정보 공유를 거부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사스는 전 세계에서 7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당시의 회의론을 의식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현재 관련 당국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외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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