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9 (화)

北 핵실험 재개 시사에도 南, 남북협력 여론전 사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제네바 北대사 “약속 묶일 이유없어”

핵실험 및 ICBM발사 중단 재개 시사

韓대표 “제재이행하며 남북관계개선”

이수혁 주미대사 “남북철도연결시급"

일각선 ‘비핵화’빠진 韓남북협력비판론

서울경제


북한이 21일(현지시간) 올해 들어 처음으로 국제무대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개를 시사했다.

이는 탄핵정국으로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겨냥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여론전으로 분석된다.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상대방이 약속을 존중하는 데 실패했다. 우리도 그 약속에 더는 일방적으로 묶여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미국이 고강도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임을 경고했다.

주 참사관은 “미국이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 같은 적대 행위를 지속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일방적인 요구를 강행하려고 하고 제재를 고집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경제


북한이 대북제재를 적대행위로 규정하며 핵실험과 ICBM 재개를 시사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남북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여론전에 전력을 집중했다.

이장근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북한보다 먼저 진행한 발언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면서 동시에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정부의 남북협력 사업과 관련 “가장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급히 해야 하고 할 만하다고 하는 것이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남북협력 속도전을 측면지원했다.

이 대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의 큰 원칙은 국제 제재의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로서 최대한 해보자는 것”이라며 남북협력이 제재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기자회견 등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교착에 빠진 북미관계를 추동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이를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 “남북한 간의 선순환적 효과, 이걸 끄집어내서 남북한 간 협의로 가는 것이 미북 협상을 재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셨다고 본다”며 “합리적이고 올바른 정책”이라고 호평했다.

이 대사는 남북 협력과 관련한 미국 입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미국의 입장은 남북 간 협력이 비핵화에도 도움이 되고 미북 간의 관계 개선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한 적도 없고 아직도 그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미 워킹그룹 논의에 대해선 “제재를 완벽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 입장에서 (유엔)안보리 제재위원회에서 그런 얘기가 없도록 사전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런 긍정적인 측면에서 단계를 거치는 것이고 의미가 있고 다소 불편한 점은 있지만, 효율적으로 의견을 교환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한 비판론도 일고 있다. 개별관광 등을 통해 북한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만큼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따른 북한의 비핵화 동기가 약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국이 남북협력 사업 추진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국제사회의 대북공조를 느슨하게 만든다”며 “온산, 갈마, 양덕 온천, 삼지연 주요 관광지 등 관광사업을 통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면돌파 구상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