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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애플의 아이폰 '100% 암호화' 계획, FBI 반대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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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 콘텐츠의 100% 암호화 계획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항의로 포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선일보

2019년 10월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서 열린 아이폰11 국내 출시 행사를 찾은 고객과 미디어 관계자들이 아이폰11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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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2년전 아이폰 사용자들이 기기 데이터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 백업할 때 이를 완전히 암호화할 수 있게 하려고 추진했지만, FBI의 반대로 접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애플은 해커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FBI는 당국의 수사를 방해할 수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범죄 용의자가 아이폰을 쓸 경우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듬해 애플이 다시 FBI와 접촉했을 때 애플은 전 과정 암호화 계획을 폐기하고 대신 비밀번호나 건강 데이터 같은 일부 민감한 이용자 정보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애플이 관리들로부터 범죄자를 보호한다는 비판을 받거나 이전까지 정부기관이 접속할 수 있었던 데이터를 차단해 소송당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러한 조치가 암호화 반대 법 제정의 구실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의 보도는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과 애플이 숨진 미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 총격범의 아이폰 잠금 문제를 두고 충돌한 가운데 나왔다. 바 장관은 애플에 총격범의 아이폰 해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어떠한 실질적인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애플은 그러나 총격범의 애플 계정과 아이클라우드 백업, 거래 정보 등 자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수사관에게 알려줬다며 반박했다.

로이터는 "애플의 이같은 입장 전환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애플이 미 수사 당국과 정보기관들을 기꺼이 도우려 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특정 수사와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애플은 배후에서 FBI에 전면적인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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