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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호르무즈 독자 파병’ 소식에 엇갈린 민심…“최선의 선택” vs “왜 청년이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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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측, 한미동맹의 당위성 강조

반대 측 “얻는것도 없이 희생만 해”

“국회 동의 불필요” 與발언도 ‘논란’

헤럴드경제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가 22일 청와대 앞에서 호르무즈 파병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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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박상현 기자] 정부가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을 결정한 것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시민들은 ‘동맹’ 관계상 파병은 당연한 결정이라는 찬성 입장과 ‘얻는 것 없이’ 희생만 치르는 선택이라는 반대 입장으로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현 중동 정세를 감안,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 파견 지역은 기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됐다.

미국 주도 호르무즈 안보연합체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한국군 청해부대가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정부와 여당은 기존 국회가 동의한 청해부대 파병의 작전지역을 확대하는 것으로 재동의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는 반면 야당은 첨예한 사안인 만큼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독자 파병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한미동맹’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미국과 이란 간 관계를 고려한 고육책에 긍정했다. 대학원생 이윤희(24) 씨는 “청해부대 작전 범위 확대는 적절한 선택”이라며 “줄타기를 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나름 최선의 전략이다. 마치 광해군 같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강승희(54) 씨도 “새로이 파병을 한 게 아니라 이미 가 있는 청해부대를 확장한 것이고 그런 면에서 이란과 관계도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미군을 도우면 미국과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권용표(34)씨도 “파병을 지원함으로써 우호국 간 신뢰를 확인하고 국가 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환영했다. 대학생 허준(25) 씨도 “동맹관계이다 보니 (파병을 하면)더 확실한 핵우산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운수업을 하는 이남기(58) 씨도 “당연히 도움이 필요하면 제공해야 한다” 며 “우리나라가 국방력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은 중국을 경계를 위해 우리의 육군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파병은 곧 윈윈”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의 입장에 비춰 환영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신용호(66)씨도 “국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 측면에서 잘한 결정”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가 많이 들어와 이란과 미국의 대립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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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지난 21일 호르무즈해협 일대로 파견한 청해부대 왕건함 모습. 지난달 27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왕건함.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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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독자 파병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향후 이란과 관계에 대한 우려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에 분노를 표했다. 대학생 오현아(25) 씨는 “정부가 지금 상황에서 국외 관계 상관없이 파병한다는 말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좋은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 쪽과 생길 수 있는 마찰은 고려 안 하는 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파병으로 방위비 문제를 같이 해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영섭(48) 씨도 “미국이 주둔금 비용 협상에서 갑질하는 것을 보면 동맹 대접을 안 하고 경제적 손익을 주고 받는 파트너로만 여기는 것 같다”며 파병에 반대했다. 대학생 김대용(23) 씨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해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주한미군 유지에 도움이 될지 불분명해 파병에 반대한다”며 “이란이라는 적과 파병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만 증폭될 것”이라고 했다.

‘청년들에게만 강요된 희생’이란 의견도 있었다. 취업준비생 곽효원(25) 씨는 “최근 이란 문제를 두고 왜 어른들의 정치적 결정에 청년이 희생해야 하냐며 반발하는 글을 본 적 있다”며 “2020년인데 애국심을 들이밀며 희생을 바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국민의 안전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누가 봐도 방위비나 북미 대화 때문에 져주고 들어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비준 동의 없이 진행된 결정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대학생 조희연(24) 씨는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로 압박해 왔고, 인도태평양전략에 참여하라는 압력도 넣어 완전히 거절하는 건 불가능할 거라 예상은 했다”면서 “방위비와 무관하다는 정부 입장에 의아하고 국회와 상의하지 않은 것 또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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