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적대시 정책 지속, 우리만 약속 지킬 이유 없어"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 참석한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미국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았으나, 미국은 한국과 연합 군사 훈련을 시행하고 북한에 제재를 부과하는 것으로 응답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이 우리(북한)의 발전을 막고 체제를 압박하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 확실시됐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이 존중하지 않는 약속에 더 이상 일방적으로 구속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핵실험과 ICBM 발사 시험 등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주 참사관은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가장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제재"를 취하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우리를 향해 이같은 가혹한 정책을 계속 지속할 경우 한반도의 비핵화는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 요구를 강행하려 하고 제재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이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할 때까지 우리는 안보에 필요한 전략 무기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지난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밝힌 이후 북한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으로 핵실험과 ICBM 발사 등을 언급하면서 실제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 2번의 정상회담 성과를 없던 일로 돌리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고강도의 군사적 행동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또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이 고강도의 군사적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일정 수준의 유화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국방부는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해 향후 북한이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기자 :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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