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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370g 초미숙아 '소망이'…설 앞두고 180일 만에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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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의료진·부모 정성으로 생존가능성 1% 기적 이뤄

연합뉴스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제공=연합뉴스]



(원주=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 생존 가능성 1% 이하의 절대적인 악조건하에서 의료진과 부모의 밤낮없는 보살핌과 정성으로 초미숙아가 생존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화제다.

370g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소망이'는 설 명절을 앞둔 22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지난해 7월 27일 소망이는 엄마 뱃속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이지 않아 태백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당시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여서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그렇게 소망이는 임신 24주 3일 만에 키 25cm, 몸무게 370g의 초미숙아로 세상에 나왔다.

소망이는 출생 직후 측정한 중증도 점수가 3점(10점 만점)에 불과할 정도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여서 소생술을 시행하면서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 중증치료에 들어갔다.

미숙아는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호흡기관과 심혈관기관, 소화기관, 면역 등이 약해 각종 합병증에 취약하다.

소망이는 너무 작아 치료를 위한 주삿바늘조차도 삽입이 어렵고 몇 방울의 약물도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사액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야 했다.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옆에서 마음을 졸이며 치료했다.

소망이는 국내에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가 생존해 퇴원한 아기 중 몸무게가 3번째로 작게 출생한 아기다.

실제 유명 대형 병원에서도 400g 미만의 아기가 생존하는 일 자체가 기적과 같은 일로 여겨지며 국내에는 현재 소망이를 포함해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이 운영하는 초미숙아(400g 미만으로 태어나 생존한 아기) 등록 사이트에는 현재까지 228명의 아기가 등록돼 있으며 370g은 전 세계적으로도 142번째로 작은 수준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소망이는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과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2개월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한 패혈성 쇼크와 부신 기능 저하로 인해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중증 미숙아 망막 병증 수술 역시 견뎌내야 했다.

더욱이 퇴원을 얼마 안 남고는 탈장이 생겨 전신마취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퇴원하는 소망이는 현재 체중이 3.5kg으로 증가했고 스스로 호흡하고 엄마를 보며 웃으면서 분유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소망이 엄마 김성혜 씨는 "소망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퇴원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며 "의료진의 밤낮없는 정성과 보살핌으로 살아난 만큼 소망이가 많은 이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주치의인 이병국(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될 정도로 희박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에 매진한 의료진 역할도 있었지만, 곁을 지켜준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힘을 내서 건강하고 씩씩한 아기로 잘 성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운영을 통해 365일 신생아 전문의가 중증 미숙아 및 신생아를 진료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해 초극소 저체중아(1kg 미만) 7명과 극소 저체중아(1.5kg 미만) 26명을 치료했으며 극소 저체중아 생존율이 92% 달하는 등 초미숙아 치료 성공률이 매우 높다.

이는 극소 저체중아 국내 평균 생존율인 84.8%를 훨씬 상회하고, 신생아 치료 선진국인 일본(93.8%), 호주(92.2%)와 비슷한 수준이다.

kimy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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