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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왜냐면] 여명학교 살려야 / 최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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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성용 ㅣ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서울 중구 남산동 소재 북한이탈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는 이달 열린 16회 졸업식 뒤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재학생 중 부모가 없는 학생이 30% 이상이라 한다. 학교 쪽은 은평구 진관동 뉴타운으로 이전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사회는 쓰레기처리장, 납골당, 고압 변전소, 가압장, 하수종말처리장, 장애인 교육 시설, 소방서, 원자력발전소 등을 혐오 시설로 생각한다. 어느 것 하나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물로 자각하고 있지만 극심한 이기심과 님비현상으로 인해 설치 거부감이 심하다.

여기에 북한이탈 청소년의 교육과 자활에 꼭 필요한 교육 시설마저 반대 여론이 커서 이전 계획이 백지화될 처지다. 특히 여명학교 같은 대안학교야말로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고 동화하게 함으로써 당당한 한국민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교육 시설이다.

우리들은 저들을 보듬고 교육시켜야 할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지고 있기에 대안학교 설립을 막는 처사와 행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해당 은평구는 물론 강서구에도 이미 폐교된 학교들이 있다. 대안으로 이런 학교 시설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저들을 품지 못하는 사회와 국가가 어찌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나라이겠는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당국은 조속히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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