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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우한 폐렴’ 바이러스 사스와 유사…중국 “야생 박쥐가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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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체 사람 전염”…“체내 변이 가능성”

확진자 443명, 사망자 9명으로 늘어

21개 성급 도시 확진·의심환자 발생

베이징·상하이·충칭·톈진 모두 ‘확진’

대만·마카오·미국에서도 첫 확진

22~24일 춘절 절정, 확산 지속 우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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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시작된 폐렴 집단발병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원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야생 박쥐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및 인체 적응 가능성이 제기돼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오후 현재까지 ‘우한 폐렴’ 확진자는 443명(사망 9명)까지 늘었고, 확진 및 의심 환자 발생지역이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 가운데 21개 지역까지 확대됐다.

가오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센터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한시 화난수산물시장에서 판매하던 야생 큰박쥐(과일박쥐)에서 유래한 것”이라며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적응 과정을 거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가오 주임은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에 견줘 치명적이진 않지만, 감염 위험은 대단히 높다. 박쥐에서 발원한 뒤 점차 변이를 일으키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한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사스 바이러스의 유전적 유사성은 70~8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빈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도 “현재까지 어린이와 청년층은 쉽게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원인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전염 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구 소속인 가오잔청은 <중국중앙티브이> 인터뷰에서 이 병의 잠복기가 평균 1주일 안팎이며 “짧으면 2~3일이고, 길면 10~12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방역당국은 우한시를 들고 나는 차량·인원을 대상으로 한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공항·기차역·부두·정거장 등에서 엄격한 체온 측정 등을 통해 확산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자료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까지 우한에서만 확진자가 270명에 이르는 가운데 광둥성(26명)과 저장성(10명)에서도 확진자가 두자릿수까지 늘었다. 또 베이징(10명)·상하이(9명)·충칭(5명)·톈진(4명) 등 성급 중앙직할시 4곳 전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다. 우한에선 사망자가 3명 추가되면서, 지금까지 ‘우한 폐렴’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이날까지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 가운데 13곳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며, 8개 지역에서 ‘의심 환자’ 발생 신고를 했다. 중국 성급 행정구역 3분의 2에 해당한다. 전날 대만에 이어 이날 마카오에서도 우한에서 온 관광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홍콩에서도 117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되는 등 ‘우한 폐렴’이 중화권 전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아시아권 밖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1일(현지시각) 최근 중국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은 바이러스 방지 계획을 세우고 있고, 잘 통제·관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24~30일)를 앞두고 중국 철도 당국은 22~24일 여행객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어, 우한 폐렴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오스트레일리아(호주) 등 일부 국가는 우한행 출국자, 우한발 입국자를 사실상 봉쇄하고 나섰다. 홍콩의 일부 전염병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이 과거 사스 때와 같은 전면적 확산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에 전염되는 전염병 확산 3단계에 이미 들어섰고, 지역사회에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는 4단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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