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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역귀성 가족과 도심지 나들이…추억을 서울로 소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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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노들섬 스케이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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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 야외 스케이트장

오전 10시부터 1시간씩 8차례 개방

연휴 기간 각종 게임 이벤트는 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면적 20% 늘리고 컬링장도 추가

사전 예약하면 체험·강습도 가능


노원구 경춘선 숲길

버려진 철길 꾸며 6㎞ 산책로 개통

철도공원·야간 불빛정원 볼거리


역귀성이 늘면서 명절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연휴에 텅 빈 서울은 옛말. 주요 도심지는 나들이객으로 내내 붐빈다. 주말이 포함된 이번 설 연휴는 기간도 4일로 짧아 먼 곳으로 여유있게 여행을 떠나기도 힘들다. 서울에서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놀기 좋은 장소를 골라봤다. 활기차게 야외로 나가도 좋고 실내에서 따뜻하게 보낼 수도 있다. 새로 문을 연 서울의 명소에서 꿀맛 같은 휴일을 즐겨보자.

■ 얼음지치기하며 추억에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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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스케이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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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볼이 빨개지도록 얼음판에서 놀아본 경험이 있다면 스케이트장은 더없이 좋은 추억여행 장소다. 마침 서울시가 지난달 21일 한강 노들섬에 최초로 야외 스케이트장을 개장했다.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 중간에 있는 노들섬은 100여년 전 인도교를 세우기 위해 강 가운데 둑을 쌓으며 형성된 인공섬이다. 1950~1960년대만 해도 겨울에 한강이 얼어붙으면 섬 주변에서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는 풍경이 흔했다.

서울시는 2년여 공사 끝에 지난해 9월 노들섬을 숲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꾸며 시민에게 개방한 데 이어 지난달엔 섬 잔디마당에 1500㎡ 규모의 스케이트장을 설치했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개방, 30분 휴식을 번갈아 하며 8회차 운영하고 오후 9시30분에 문을 닫는다. 이용요금은 스케이트 대여료 포함 1시간(1회차)에 1000원.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선착순 하루 100명까지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안전모와 아동용 무릎보호대는 무료로 빌려준다. 인터넷 예매(nodeulskate.kr)도 가능하다. 노들섬은 스케이트장을 운영하는 다음달 16일까지 주차장을 개방하지만 공간이 협소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낫다. 지하철 9호선 노들역(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용산에서 노들역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노들섬 정류장에 하차해도 된다. 노들섬 스케이트장에선 설 연휴 내내 오후 3시부터 6시30분까지 제기차기, 덕담하기, 댄스경연, 퀴즈맞히기 등 각종 게임을 하고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열린다. DJ가 사연 소개와 함께 신청곡을 틀어주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문의 노들섬 운영사무실(02-6365-1008).

지난해 겨울 12만명이 넘게 찾았던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올해 면적을 20% 늘려 아이스링크 정식 규격을 갖췄다. 메인링크와 어린이링크 외에 컬링장까지 마련돼 사전 예약(seoulskate.or.kr)을 통해 체험과 강습이 가능해졌다. 도심 한복판에 있어 고궁 등 명절에 찾기 좋은 명소와 연계해 방문하기도 좋다. 이용요금과 운영시간은 노들섬 스케이트장과 동일하다.

단, 노들섬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대기질이 좋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수도권형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거나 초미세먼지 주의보 이상이 발령되면 스케이트장 운영이 중단된다. 이 경우 입장료를 환불받거나 운영 재개 시 다음 시간대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공지된 대기 오염도를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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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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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조성된 ‘경춘선 숲길’은 대학 시절 기차 타고 MT 가던 부모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공간이다. 경춘선 복선화로 버려진 철길을 새로 꾸며 지난해 5월 6㎞짜리 산책로를 개통했다. 숲길을 끝까지 걸으면 두 시간가량 걸린다. 6호선 화랑대역(4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옛 화랑대역사부터 시작해 삼육대 앞까지 이어지는 3구간이 특히 볼 게 많다. 서울 연남동 ‘경의선 숲길’을 뉴욕 센트럴파크에 빗대 ‘연트럴파크’라고 부르는 것처럼, ‘공트럴파크’(공릉동+센트럴파크)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등록문화재인 구 화랑대역에 꾸민 철도공원엔 기존 역무실과 과거 경춘선 열차 내부를 재현해놨고, 철로엔 체코·일본에서 가져온 노면전차도 전시돼 있다. 옛 수인선(수원∼남인천)과 수려선(수원∼여주)을 운행했던 협궤열차도 볼 수 있다. 노원구는 지난달 철도공원에 10억원을 들여 야간 불빛정원을 개장했다. 일몰 후부터 밤 10시까지 400m 길이의 정원엔 빛터널과 LED 은하수 조형물, 빛의 기찻길 등 17종의 조명이 반짝이며 늦게까지 사진 찍는 이들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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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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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3000종 식물 숨쉬는 거대한 정원

직경 100m 세계 유일 접시형 온실


서울역사박물관

빛바랜 승차권·승객들 표정까지

‘근대의 상징’ 전차의 역사 한눈에


서울우리소리박물관

듣고 보고 체험하는 향토민요

바로 옆 창덕궁 함께 들르면 좋아


■ 따뜻한 박물관에서 옛이야기 나눠볼까

추운 날씨와 탁한 공기가 꺼려진다면 볼거리 많은 실내로 가보자. 연휴 내내 운영하는 서울식물원은 3000여종의 식물이 숨 쉬는 거대한 공원이다. 연중 20~25도로 유지되는 온실은 가득 들어찬 나무들이 내뿜는 산소 덕분에 호흡부터 상쾌하다. 임시 개방 200일 동안 25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은 식물원은 지난해 5월 정식 개장했다. 온실은 직경 100m, 높이 28m로 세계 유일의 접시형 온실이다. 아마존에서 처음 발견된 빅토리아수련, 벵갈고무나무, 인도 보리수, 자바 자두나무, 바오바브나무 등 국내에서 구경하기 힘든 식물들이 망라돼 있다.

식물원에 딸린 마곡문화관은 1928년 준공된 배수펌프장 원형이 남아있는 건물인데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현재 진행 중인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전시 ‘빛의 조우’는 식물원 관계자들이 꼽는 필수 관람 코스다. 문화관 2층의 어린이 체험형 전시 ‘즐거운 하루, 오늘’도 아이들이 직접 설치미술·조각·미디어아트 등 작품 속으로 들어가 뛰어놀 수 있어 인기다. 식물 관련 책 8000권이 빼곡한 식물전문도서관, 씨앗을 빌려주는 씨앗도서관, 식물 상담을 해주는 정원지원실도 들러볼 만하다. 식물원 입장료는 5000원(성인),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30% 할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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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381호 전차와 조각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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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에선 과거의 서울 풍경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부모와 자식 세대가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꽃을 피우기 좋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한 ‘서울의 전차’ 전시는 대한제국 시절인 1899년부터 산업화 시기인 1968년까지 수도를 누볐던 전차의 역사를 꼼꼼히 담았다. 전기로 움직이는 전차는 근대의 상징이었다.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시간관념 등 사람들의 일상과 인식체계를 바꾼 거대한 사건이었다. 전차 선로를 놓느라 사대문(성문)과 성벽이 허물어지는 등 도시 경관도 크게 바뀌었다.

다리를 쩍 벌리고 앉은 남자, 화장하는 여자, 지나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커플…. 1920~1930년대 신문·잡지에 실린 전차 내 ‘꼴불견’은 요즘 대중교통과 다를 바가 하나 없다. 누렇게 색이 바랜 전차 승차권부터 전차 안에 붙어 있던 상업광고물까지 다양한 전시물은 당시 사람들의 표정까지 상상하게 한다.

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381호 전차는 1930년 일본에서 수입해 38년 동안 실제 운행한 서울의 마지막 남은 전차다. 전차 앞에는 도시락을 빼먹은 학생과 쫓아가는 가족을 표현한 조각작품 ‘전차와 지각생’이 있다. 위안부 피해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으로 유명한 김운성·김서경씨 부부 작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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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리소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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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옛이야기 나누기 좋은 ‘신상’ 박물관이 하나 더 있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향토민요 2만곡을 듣고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부분 자료는 올해로 29년째 방송 중인 MBC 라디오 프로그램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팀이 전국 900여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채록한 것이다. MBC는 당시 사용한 녹음장비와 답사노트 등 관련 자료를 전부 무상 기증했다. 나머지 2000여곡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문 국악인 등이 기부했다. 릴 재생기와 옛 음악교과서, 공연의상 등 5700여점도 눈길을 끈다.

한옥 건물의 1층 음원감상실에선 서민의 삶과 애환이 서린 팔도 민요를 구전된 그대로 들어볼 수 있고, 지하 상설전시실에선 3D모형과 착시 애니메이션 인형을 통해 민요가 불린 논밭, 강과 바다 등 현장에 있는 것처럼 이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서울 와룡동에 위치한 우리소리박물관은 창덕궁과 붙어 있어 함께 들르기 좋다. 입장료는 무료.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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