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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합의 후 수출株 기대감…`우한폐렴` 진화 여부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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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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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미·중 무역합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푸는 유동성의 힘으로 탄력을 받은 한국 증시는 작년 말과 연초 2200선을 회복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2018~2019년 2년간 부진했던 국내 증시에 실망했던 것과 달리 연초 이후 긍정적인 주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검은 10월' 코스피가 한 달 만에 2338.88에서 2029.69로 13% 넘게 하락했을 당시 낙폭을 15개월 만에 상당 부분 되돌리는 모습이다.

다만 연초 들어 주요국 증시 대비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12배 내외로 높아진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 3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던 이란발 리스크에 이어 중국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재차 악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선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가 상승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매일경제가 설 연휴를 전후로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등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의견을 종합한 결과 코스피는 5개사 평균 연간 상단 목표치인 2390선을 상반기 중으로 달성 가능한 확률이 높다고 나타났다. 반대로 미국 대선을 전후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미·중 2단계 무역합의 여부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하반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먼저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지표에 연연하기보다 당초 연간 기업이익 전망치가 예상에 부합하게 나오는지가 관건이라 말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인 업종에서 기저효과 등으로 작년 보다 25~30% 선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그간 반도체·IT만 초점을 맞췄지만 콘텐츠, 인터넷 플랫폼 등 실적이 좋아질 업종이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설 연휴 이후로도 상반기 국내 증시 추가 상승이 가능한 배경에는 미국 연준이 진행하고 있는 '사실상 양적완화'(QE)가 있다. 작년 9월 미 연준이 레포(Repo) 시장 불안정 이후 단기채를 매월 600억달러씩 계획대로 오는 6월까지 매입을 이어간다면, 각종 금융상품 가격에 미칠 영향도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는 경기순환적 반등에 따른 국내 경제성장률 회복과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후 세계 교역량 증가 기대감도 상반기 주가 흐름이 좋을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최근 발표된 1월 1~20일간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비 0.2% 감소한 25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직전인 2019년 12월(-5.2%)에 비해 감소폭을 축소하며 개선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 반도체(8.7%), 석유제품(19.3%) 등의 수출은 전년 동기비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승용차(-6.8%), 무선통신기기(-6.2%), 선박(-42.1%) 등은 업종별로 격차를 드러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GI본부장은 "글로벌 경기 반등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IT 업종부터 LG화학 등 2차전지, 전기차, 한화솔루션 등 신재생에너지 등 수출주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경기 반등 국면에서도 전통적 경기 민감주가 아닌, 구조적 성장이 일어나는 분야에 투자할 것이 추천됐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위주로 주가가 올랐지만 철강, 화학, 조선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초 중국 내수주와 중국 관광 관련주들이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국내 증시 초반에 반짝 강세를 보였지만 설 연휴 이후 '우한 폐렴'의 확산 수준과 그 파급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작년 12·16 부동산대책 이후 국내 경기에 미칠 부동산발 경착륙 리스크도 투자 시 고려할 사항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이 유동성 확대 정책을 1분기 안에 조기 종료할 수도 있지만 경기선행지수가 상반기까지 상승 국면에 있기에 다소 유동성 변동에도 흐름이 꺾이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부동산 경착륙이 일어나면 국내 증시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간 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음식료·유통 업종의 경우 수익률 개선에 초점을 맞춰 투자 기회를 잡으라는 조언도 나왔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은 "설 연휴 이후 1분기부터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음식료와 유통 같은 저평가 업종에도 순환매를 통해 투자 성과가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갑성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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