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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터널 막고… 총 들고… "우한사람 나가라"… 中 전역 ‘패닉’ ['우한 폐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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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만에 2배… 사스보다 빨라 / 중국 내 5개 도시 대유행 우려 / 4월 하순 5월 초 절정 달할 듯

세계일보

27일 중국 후베이성 접경 마을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으로 통하는 터널을 막아놓은 모습(왼쪽 사진). 이날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는 마을 주민이 총을 들고 우한 폐렴 근원지인 후베이에서 온 이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중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우한 폐렴으로 우한시 사람들이 중국 전역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빈과일보 캡처·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이하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걷잡을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27일 하루 만에 2000명 가까이 확진 환자가 증가한 데다 사망자도 106명으로 늘고, 수도 베이징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잠복기에도 감염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중국 전역은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대 전염병 역학통제센터 게이브리얼 렁 교수는 지난 25일까지 우한 내에서 환자가 2만5360명으로 파악됐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 환자를 포함하면 4만3590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6일 만에 환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며 우한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현실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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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 교수는 오는 4월 하순과 5월 초 우한 폐렴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충칭 등 중국 내 5개 도시의 대유행을 우려했다. 우한 인근 충칭시가 대유행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가 3000만명이 넘는 데다 우한시와 매우 근접하기 때문이다. 대유행 절정기에 달하면 충칭에서만 하루 15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고,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도시로 2차 대규모 확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우한 폐렴 확산 속도가 사스보다 훨씬 빠르다는 연구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스와 달리 우한 폐렴은 잠복기에도 병을 확산시킬 수 있어서 전파력이 사스보다 훨씬 빠르고 그 규모도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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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료진이 중국 장쑤성 난징 남방 철도역에서 적외선 열 영상기를 이용해 승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펑즈젠(馮子健)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 27일 밤 중국 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능력은 비교적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간 전염능력이 사스와 상응한다”며 “평균적으로 환자 1명이 2∼3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한폐렴 ‘배증 시간’이 사스보다 짧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가 2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의미다. 사스는 9일 안팎이지만 우환 폐렴은 대략 6∼7일이다. 확진 건수의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전파력과 규모가 강할 수밖에 없다. 우한 폐렴은 지난 24일 1000명을 돌파한 지 이틀 뒤인 지난 26일 2000명을 넘어섰고 27일 하루에만 새로운 확진자가 1700명을 초과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인구 이동을 즉각 차단하고 대규모 집회와 모임을 최소화하며, 학교를 폐쇄하는 등의 보다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렁 교수는 “(엄격하고 가혹한 조치는) ‘하느냐 하지 않느냐’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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