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만에 2배… 사스보다 빨라 / 중국 내 5개 도시 대유행 우려 / 4월 하순 5월 초 절정 달할 듯
27일 중국 후베이성 접경 마을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으로 통하는 터널을 막아놓은 모습(왼쪽 사진). 이날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는 마을 주민이 총을 들고 우한 폐렴 근원지인 후베이에서 온 이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중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우한 폐렴으로 우한시 사람들이 중국 전역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빈과일보 캡처·연합뉴스 |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이하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걷잡을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27일 하루 만에 2000명 가까이 확진 환자가 증가한 데다 사망자도 106명으로 늘고, 수도 베이징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잠복기에도 감염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중국 전역은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대 전염병 역학통제센터 게이브리얼 렁 교수는 지난 25일까지 우한 내에서 환자가 2만5360명으로 파악됐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 환자를 포함하면 4만3590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6일 만에 환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며 우한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현실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관측했다.
렁 교수는 오는 4월 하순과 5월 초 우한 폐렴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충칭 등 중국 내 5개 도시의 대유행을 우려했다. 우한 인근 충칭시가 대유행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가 3000만명이 넘는 데다 우한시와 매우 근접하기 때문이다. 대유행 절정기에 달하면 충칭에서만 하루 15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고,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도시로 2차 대규모 확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우한 폐렴 확산 속도가 사스보다 훨씬 빠르다는 연구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스와 달리 우한 폐렴은 잠복기에도 병을 확산시킬 수 있어서 전파력이 사스보다 훨씬 빠르고 그 규모도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 의료진이 중국 장쑤성 난징 남방 철도역에서 적외선 열 영상기를 이용해 승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펑즈젠(馮子健)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 27일 밤 중국 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능력은 비교적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간 전염능력이 사스와 상응한다”며 “평균적으로 환자 1명이 2∼3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한폐렴 ‘배증 시간’이 사스보다 짧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가 2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의미다. 사스는 9일 안팎이지만 우환 폐렴은 대략 6∼7일이다. 확진 건수의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전파력과 규모가 강할 수밖에 없다. 우한 폐렴은 지난 24일 1000명을 돌파한 지 이틀 뒤인 지난 26일 2000명을 넘어섰고 27일 하루에만 새로운 확진자가 1700명을 초과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인구 이동을 즉각 차단하고 대규모 집회와 모임을 최소화하며, 학교를 폐쇄하는 등의 보다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렁 교수는 “(엄격하고 가혹한 조치는) ‘하느냐 하지 않느냐’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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