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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트럼프의 '親이스라엘' 중동평화구상…팔레스타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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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정착촌 인정'-팔레스타인에는 '제한적 국가' 제안

일각 '정치적·법적 위기 몰린 트럼프·네타냐후 살리기' 음모도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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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대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에 국가를 건설하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미국이 사실상 이스라엘 측의 손을 들어준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예상대로 팔레스타인 측이 드세게 반발하면서 이 구상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각각 정치적·법적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이스라엘 양 정상이 이 평화구상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유대계 트럼프 맏사위가 만들어…팔 측 “음모”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이스라엘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발표한 이 평화구상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웨스트 뱅크)에 위치한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신 팔레스타인 측엔 이스라엘 정착촌을 받아들이는 대신 동예루살렘 일부 지역에서 자신들의 수도를 포함한 국가를 건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이 이뤄지는 향후 4년간 요르단강 서안에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이번 평화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유대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지난 3년간 주도해 만들었다. 발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7일)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야당인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차례로 만나 이 구상과 관련해 최종 조율을 마쳤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은 이 평화구상을 “음모”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TV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에게 일러둔다. 예루살렘은 판매 대상이 아니며 우리의 모든 권리도 판매나 흥정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당신네들의 거래이자 음모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압바스 대통령은 최근 이 구상과 관련한 문제들을 상의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요청도 거부한 바 있다. 이날 발표 현장인 백악관에 팔레스타인 측 인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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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평화구상이 국제사회가 지지해온 이른바 ‘2국가 해법’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2국가 해법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에서 떼어낸 뒤 팔레스타인 국가로 독립시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국가 대 국가로 공존하자는 게 골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실적인 2국가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양측 모두에 유익한 “윈-윈”이라고 했다.

◇정치적 수렁 빠진 美·이스라엘 정상 살리기?

한편에선 파레스타인 측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 평화구상을 밀어붙인 데 대한 정치적 해석도 오가고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탄핵정국’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과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가 각각 수렁에서 헤쳐나오기 위해 이 구상을 일종의 ‘디딤돌’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유대계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는, 또 네타냐후 총리에겐 국민적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각각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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