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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신종 코로나 가짜뉴스 급속 확산…허위 영상에 생물학 무기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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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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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둘러싸고 근거없는 가짜뉴스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29일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4천500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100명을 넘어서면서 수많은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종 코로나 바리러스는 박쥐 등을 먹는 중국인의 기이한 식습관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 발병 초기부터 회자된 동영상에는 한 중국 여성이 박쥐 요리를 카메라 앞에 들어 보인 후 먹으면서 "치킨 맛이 난다"고 하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동영상은 우한이나 중국에서 찍은 것이 아니라, 2016년 왕멍윈(汪夢云)이라는 유명 중국 여성 블로거가 서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에 가서 찍은 일종의 '먹방'입니다.

이 동영상은 지난해 말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한 이후 다시 소셜미디어에 등장했으나 이번 사태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로는 불법 식용 야생동물 판매가 이뤄지던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이 일찌감치 지목됐습니다.

하지만 박쥐가 문제의 바이러스 숙주라는 사실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또 중국에선 정작 박쥐탕 요리가 그리 일반적이지도 않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보고된 가운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는 전문가들이 이 바이러스 존재를 수년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의 몇몇 특허 문건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음모 이론가 조던 사더가 퍼뜨린 동영상은 백신 개발 특허에 대한 자금 지원을 둘러싸고 영국의 퍼브라이트라는 연구소가 일부러 바이러스를 제조했다고 시사합니다.

그러나 퍼브라이트 연구소 측은 문제가 된 특허 자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이 아니고 닭 전염성 기관지염과 관련된 것이고, 특허 개발을 위한 펀딩 주체로 지목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도 이와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다음으로 나오는 음모론은, 이번 우한 폐렴은 원래 중국의 은밀한 생물 무기 프로그램의 일환이었으나 우한 바이러스학연구소에서 누출됐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타임스 기사 2건에 나온 전직 이스라엘 군사 정보 관리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고, 문제의 이스라엘 소식통도 워싱턴타임스 기사에서 아직 누출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캐나다 국립미생물학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정직된 중국 연구원과 무리하게 연결 짓는 주장도 있습니다.

1만2천회나 리트윗되고 1만3천개의 '좋아요' 반응이 달린 해당 트윗은 미생물학자 샹궈 치우 박사 부부가 사실은 '스파이 팀'으로서 병원균을 우한 시설에 보냈다는 주장 등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근거 없는 소리라고, 앞서 박사 부부 등의 정직 소식을 전한 캐나다 CBC방송이 확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에 대한 내부고발자라고 하면서 우한이 위치한 후베이(湖北)성의 의사나 간호사라고 주장하는 동영상들이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동영상의 하나는 한국인 유튜브 이용자가 올린 것으로, 영어와 한국어 자막이 붙어있습니다.

동영상에 등장한 여성은 자신이 우한 병원의 간호사라면서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중국 전역에서 9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녀는 또 바이러스가 2차 변종을 일으켜 최대 14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예비조사에서 바이러스 보균자가 한 명당 감염시킬 수 있는 숫자는 1.4∼2.5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한 간호사라는 동영상 속 여성의 복장도 후베이성 의료진의 복장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고, 의학적 전문지식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BBC가 다른 우한 출신 비주얼 편집자를 이용해 전했습니다.

방송은 그러나 그녀가 실제 후베이성 주민으로 자신의 사적 견해를 밝혔을 수 있다면서, 호주 내 중국 정치 활동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에 투명성이 없다 보니 사람들이 온갖 추측과 공포에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기성 기자(keats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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