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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 팔레스타인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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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이스라엘 중동평화구상 공개

팔 수도 동예루살렘 바깥에 제안, 팔 경제건설 위해 6조원 지원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촌 인정

팔 “예루살렘은 흥정대상 아니다”, 하마스도 반발… 평화협상 빨간불

동아일보

중동평화구상 발표에 웃는 이스라엘-분노한 팔레스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 오른쪽)이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완전한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자치정부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예루살렘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평화구상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반미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구상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 워싱턴·가자=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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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중동평화구상(평화구상)’을 공개했다. 트럼프 본인은 ‘세기의 협상’이라 자화자찬했지만 친(親)이스라엘적인 데다 팔레스타인이 반발하고 있어 실행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을 방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백악관에서 이 구상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은 인정하되 4년간 추가 건설을 중단하고, 예루살렘을 완전한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게 핵심이다.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독립국가 수립 과정에서 예루살렘 동쪽에 수도를 건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500억 달러(약 60조 원)에 가까운 경제개발 기금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현실적인 2국가 체제 해법’이라며 “양쪽 모두가 윈윈하는 세기의 협상이다. 지난 70년간 (문제 해결에) 거의 진전을 보지 못한 팔레스타인이 얻을 마지막 기회”라고 자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현실적인 길을 제시함으로써 남들이 하지 못한 올바른 균형을 맞췄다”고 호응했다. 하지만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예루살렘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민족은 미국의 구상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보낼 것”이라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팔레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중심으로 독실한 유대인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평화구상을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았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도 평화구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인정은 팔레스타인으로선 독립국가 수립 시 영토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지역의 70∼80%만 챙기게 된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정착촌을 불법으로 보는 국제법을 어기면서까지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예루살렘 동쪽 지역을 미래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것은 이슬람교의 3대 성지인 데다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했던 동예루살렘 대신 예루살렘 동쪽 바깥에 수도를 만들라는 의미로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내용을 설명하며 동예루살렘(East Jerusalem) 대신 동쪽 예루살렘(Eastern Jerusalem)이란 표현을 썼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한국이스라엘학회장)은 “이스라엘 주권은 확실하게, 팔레스타인 주권은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다. 팔레스타인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편들기에도 이슬람권의 반응은 비교적 조용하다. 미국과 불편한 사이인 이란과 터키가 강한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부분의 친미 국가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오만 등은 주미대사가 백악관 행사장을 찾아 사실상 이번 조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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