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통해 평등과 다양성 가치 강조
획일적인 남성적 이미지 탈피…여성 역할 확대
스위스 제네바시가 도로교통표지판 절반을 새로 교체했다. © 뉴스1 김지아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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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뉴스1) 김지아 통신원 =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주치는 도로교통표지판이지만 평소 보던 것과는 다르다. 횡단보도표지판 속에 노인과 임신부, 여성 동성커플이 등장한다. 여성들 체형과 스타일도 각각 다르다.
스위스 제네바 시내의 도로교통표지판에 사소하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가 생겼다. 바로 양성평등과 다양성을 담기 위해서다.
제네바 시내에 설치된 총 500개 표지판 중 절반인 250개가 최근 영구적으로 교체됐다. 기존에 획일화된 남성 이미지 디자인에서 6가지 캐릭터의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표지판 변경은 역사적으로 공공장소가 남성만을 위해, 남성에 의해 설계돼 왔다는 것에 주목해 이를 개선해보자는 취지로 실시됐다.
산드린느 살레르노 제네바 시장은 "그동안 교통 표지판이 획일적으로 묘사해온 전형적인 남성 위주의 이미지가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공장소에서 차지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더욱 강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새 표지판이 걸린 제네바 시내 거리 © 뉴스1 김지아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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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표지판은 그동안 '중립'이라는 구실로 남성 이미지가 도로교통표지판에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공공장소에서의 여성의 존재와 성소수자(LGBT)를 포함한 평등과 다양성에 관해 생각 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가 실질적인 양성평등과 소수자 차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진정으로 다양성을 표방한다면 남성 동성 커플과 장애인 이미지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제네바에 온 외국인이 이러한 표지판을 보고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살레르노 시장은 표지판 교체 프로젝트가 "일단 지금까지 남성 이미지만을 사용해온 고정관념을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표지판을 처음 본다고 해도 그곳이 보행자를 위한 횡단보도라는 것은 누구나 알수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세르주 달 부스코 제네바시 공공기반시설 담당 관계자는 "제네바의 도시 정책은 우리 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필요한 '평등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지향한다"면서 "공식적인 표지판에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이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이며 평등을 지지하는 글로벌 행동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iakim.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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