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명절도 못 쉬고.. 임원은 다른 나라 얘기" <통계로 본 직장인의 애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장인 34.8% "설 연휴에도 출근".. 74.2% "수면 부족해"
직장인 이직횟수 평균 2.3회.. 첫 퇴사와 두번째 퇴사 이유 달라져
임원 준비하는 직장인은 34.7%.. 월급 500만원 되려면 15년 넘겨야


파이낸셜뉴스

뉴시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대학만 가면 편해질거야.", "취직만 하면 편해질거야."
부모님의 말씀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미션만 해결하면 모든 게 행복해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대학을 들어가도, 직장을 들어가도, 여전히 힘든 게 우리내 삶이다.

30일 잡코리아, 사람인, 인크루트 등 취업포털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이 느끼는 애환은 휴일근무부터 월급, 승진까지 다양했다.

#. 대형마트에서 영업관리직으로 일하는 임 대리는 올해 명절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 마트가 명절에도 정상영업을 하는 탓에 관리직인 임 대리도 쉬질 못 한 것이다. 명절에도 편히 쉬지 못하는데 평일이라고 쉴 수 있을까. 어젯밤도 야근을 했지만, 부장은 "설도 끝났으니 오늘 회식을 하자"며 임 대리를 보챈다.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평일도 야근과 회식에 붙잡혀 있는 임 대리의 주말 계획은 '주말에 몰아서 자기'이다.

파이낸셜뉴스

뉴스1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직장인 34.8%가 ‘설 연휴에도 출근한다’고 답했다. 특히 서비스 계열에서 근무하는 경우 명절 근무 비중이 높았다. 먼저 직장인들의 직무별로 설 근무비중을 살펴 보면 △서비스직 직장인 중 설 연휴 근무비중이 56.6%로 가장 높았다. 이들이 설 연휴에도 쉬지 않고 출근하는 이유(복수응답)는 ‘연휴에도 회사, 매장은 정상 영업을 하는 탓(73.1%)’이 가장 컸다.

직장인 74.2%가 '수면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전체 응답자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6분으로 지난 2016년 OECD 회원국 평균 수면 시간(8시간22분) 보다 무려 2시간 16분이 더 적었으며, 미국 국립수면재단 기준 성인 최소 권장 수면시간(7시간) 보다도 54분이 더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면시간이 부족한 이유로는 ‘잦은 야근, 회식 등으로 퇴근 시간이 늦어서’(38.7%)를 1위로 꼽았다. 이들은 부족한 수면시간을 해결하기 위해 주로 ‘주말 동안 몰아서 수면’(61.1%)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조 과장은 올해 이직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 옮기 다면 네 번째가 된다. 첫 직장은 꼰대 같은 상사 밑에서 4년을 버티다 퇴사했다. 홀가분하게 편히 쉬다가 들어간 두 번째 회사는 평생직장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조 과장이 생각하고 있는 커리어에 맞지 않는 일을 계속 하면서 '이대로 가다간 커리어 망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이다. 그렇게 커리어를 보고 이번 회사에 들어왔다.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지만, 당장 올해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 연봉 걱정이 앞을 가린다. 조 과장은 회사 규모가 작아지더라도 연봉을 조금 더 올릴 수 있는 회사로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직장인 87.6%가 첫 직장을 퇴사했다고 말했다. 이직횟수는 평균 2.3회였다. 흥미로운 점은 '첫 직장 퇴사이유'와 '두 번째 직장 퇴사 이유'가 달랐다는 점이다. 첫 직장 퇴사사유는 '대인관계 스트레스'(15.8%)가 '업무 불만'(15.6%)과 '연봉 불만'(14.6%)을 근소차로 앞서며 1위에 꼽혔다. 반면 '두 번째 직장 퇴사 이유'로는 업무 불만(14.8%)이 연봉 불만(13.6%)과 대인관계 스트레스(10.4%)보다 많았다. 첫 직장은 '사람' 때문에 떠났다면, 두 번째 직장은 '일'에 치여 퇴사한 경우가 많은 셈이다. 또 직장인들의 이직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이직주기가 짧아지고 있나?'에 질문에 대해 '공감한다'라는 응답이 91%에 달했다. 아울러 '자발적 퇴사가 늘어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9명(91.4%)이 공감했다.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임원준비 현황. 잡코리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총무과 하 차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도 또 승진에 밀렸다. 하필 하 차장이 입사하기 직전에 채용이 많이 이뤄져서 소위 '똥차'가 쌓인 탓이다. 선배들 탓만 하기도 힘들다. 당장 회사에서 키우고 있는 개발이나 영업직군은 후배들도 벌써 부장을 달고, 임원 생각도 하지만 하 차장만 물을 먹는 것이다. 임원은 꿈도 꾸지 않는다. 내년엔 승진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입사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500만원이 되지 않는다. '더 갈 데도 없다. 더 큰 돈도 바라지 않는다. 부장까지만 가보자.' 2020년을 맞는 하 차장의 머릿 속은 그 뿐이다.

현재 임원(경영진)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은 34.7%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조사(41.1%)보다 6.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근무하고 있는 기업형태별로는 ‘대기업(44.3%)’, ‘외국계기업(38.1%)’, ‘공기업 및 공공기관(34.4%)’, ‘중소기업(30.6%)’ 순이었다. 직무별로는 ‘마케팅직(44.9%)’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략·기획직(45.9%)’, ‘영업직(43.2%)’, ‘재무·회계직(37%)’, ‘연구개발직(35.9%)’, ‘생산·기술직(33.5%)’, ‘IT직(33%)’ 순으로 이었다.

월급(기본급·세후 기준)이 500만원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15.1년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10년차(25.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20년차 이상(18.3%), 15년차(15.5%), 18년차(8.9%), 16년차(4.3%), 19년차(4.3%) 등의 순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평균 11.1년으로 중소기업(15.3년)보다 4.2년 빨랐다. 응답 기업들의 전체 직원 가운데 월급 500만원을 받는 직원의 비율은 평균 12.4%로 집계됐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