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DLF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제재의 발효 시점에 관심이 모인다.

금감원장의 결재와 금융당국의 의결 등 절차를 감안하면 내달 중순 이후로 제재가 발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3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 제재심이 전날 결정한 DLF 제재안 가운데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 대한 문책경고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결재로 발효의 요건을 갖추게 된다. 이와 달리 기관들(우리ㆍ하나은행)에 대해선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두 은행은 제재심에서 6개월 업무 일부 정지와 과태료 부과 결정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손 회장 등 임원들에 대한 제재 결재절차를 조속히 진행하는 한편 은행들에 대한 제재안 의결을 조만간 금융위에 건의할 방침이다.

안건은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 및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증선위 및 금융위 정례회의는 매 주 수요일에 번갈아 열린다. 내주 수요일(2월5일)에는 금융위 정례회의가 예정돼있다.

이 같은 절차 및 일정으로 미뤄볼 때 은행들에 대한 제재안은 원칙적으로 19일 정례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있다.

제재의 효력은 당사자들이 금감원에서 검사서를 통지받는 때 발생한다. 금감원은 그간의 통례와 업무의 효율 등을 고려해 임원들에 대한 제재 통지를 별도로 먼저 하지는 않고 은행들에 대한 금융위 의결이 완료되면 두 사안을 한 데 묶어 통지할 예정이다.

발효 시점은 손 회장에게 특히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달 손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손 회장은 이에 따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금융회사 임원이 중징계의 제재를 받으면 남은 임기는 채울 수 있지만 이후 3~5년 동안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된다. 내달 중 제재가 발효되면 손 회장은 일단 연임의 자격을 잃는다.

이의신청 절차가 마련돼있지만 제재의 집행을 정지할 수는 없다. 행정소송 및 이에 동반된 '제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