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진출 본격화, 국내서도 눈치싸움 치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넷플릭스 주도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공룡 OTT' 디즈니 플러스가 출범 3개월여 만에 5개국에서 가입자 2860만명을 확보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며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누가 디즈니 플러스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시장 지형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에서도 관련 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디즈니의 1분기(미국 기준)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1월 디즈니 플러스 출범으로 기대를 뛰어넘는 강력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12월 말 기준 2650만명, 전날 기준 28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000만명)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디즈니 플러스가 현재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 등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스타워즈의 스핀오프 드라마인 '더 만달로리안'의 단독 공개 등 디즈니 플러스가 선보인 콘텐츠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겨울왕국, 알라딘, 어벤저스 등 유명 콘텐츠들을 등에 입은 디즈니 플러스는 출범 하루만에 3개국에서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당초 2024년까지 가입자 6000만~9000만명을 목표로 했던 디즈니는 조만간 전망치도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1분기 유료 가입자 당 월 평균수익은 5.56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장세는 그간 OTT시장을 장악해온 넷플릭스 등에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주요 외신들은 디즈니 플러스가 불과 3개월만에 넷플릭스의 미국 내 가입자 기반 중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가입자 수는 1억6700만명, 미국 내 가입자 수는 6000만명선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분기 넷플릭스의 미국 내 유료 구독자 수는 시장 예상에 못미쳤다"며 "디즈니 플러스의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로선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주자 중 단연 앞서 있지만 한 세기 이상 콘텐츠를 제작해 온 디즈니의 공세를 이기긴 어렵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또 다른 대항마로 꼽혀온 애플 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디즈니 플러스와 불과 몇주 간격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가입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IT전문매체 더 버지는 "팀 쿡 애플 CEO는 투자자들에게 '애플 플러스의 강력한 시작'에 만족감을 보였으나, 디즈니 플러스의 성과와는 비교할 수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오는 3월24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일부 유럽국가에서 추가 서비스를 시작한다. 같은 달 29일에는 인도 출시를 예고했다. 하반기에는 북유럽, 동유럽, 남미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출시 예정국의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관련업계에서는 이르면 연내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의 상륙은 국내 OTT시장 확대는 물론 콘텐츠 경쟁을 가열시킬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를 맺게되면 국내 시장을 단숨에 평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진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이제 OTT 시장의 패권을 쥘 수 있는 키는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통신 등 관련 업계에 미칠 간접적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디즈니 플러스는 현재 미국에서 이동통신업체와 손잡고 통신사 가입고객에게도 무료 서비스 기간을 제공 중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