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에 있는 HKC 협력업체들에 따르면, 세계 LCD 패널 시장 5~6위 규모인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쓰촨성 면양시에 LCD 생산라인 증설에 착수했다. 탑엔지니어링·한화기계·LG PRI 등 국내 기업 1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 엔지니어인 협력 업체 직원들은 춘절 연휴(1월 24일~2월 2일) 때 대부분 현장에서 철수했다. 미국·일본 협력 업체들도 현지를 떠났다. A업체의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확산하는데도 중국 회사는 생산라인 증설 일정을 앞당기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인력을 바로 보내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국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같은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미국·일본 업체에도 같은 요구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 업체의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해 중국 시(市) 정부와 중국디스플레이협회 등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중국 기업이 계약서에 따른 페널티(벌금) 규정을 들이밀고 있어 난감하다"고 했다. 계약 불이행에 따른 페널티가 부담인 한국 업체들은 중국 측에 반발도 제대로 못 한 채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C업체 관계자는 "중국 현장으로 가길 꺼리는 직원들을 상대로 회사가 강제로 파견 지시를 내리는 것도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본사의 중국 출장 자제 방침이 중국 측 요청보다 우선"이라며 "복귀한 인력을 다시 현지로 파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 기자(sunghochul@chosun.com);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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