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공판준비기일에 재심 청구인 윤모씨가 변호인들과 함께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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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찰이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인 '8차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8차 사건과 관련해 이춘재를 살인 등 혐의로 6일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춘재가 특정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4개월 만에 첫 송치다.

이와 함께 경찰은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와 경찰관 등 8명을 직권남용 체포·감금,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양이 자택에서 성폭행당하고 목졸라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방사성동위원소 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윤모씨를 진범으로 지목했다. 윤씨는 2·3심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나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진범이 붙잡힌 줄만 알았던 이 사건은 이춘재의 진술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진실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춘재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다가 대문이 열린 집이 보였고, 방문 창호지에 난 구멍으로 들여다봤더니 여자가 자고 있어서 들어갔다"고 범행 경위에 대해 진술했다.

이번에 함께 송치된 당시 관할 경찰서 형사계장 A씨와 검사 B씨 등 8명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윤씨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를 혐의를 받는다. A씨 등 당시 경찰 수사관들은 윤씨를 불법 체포해 폭행하고 잠을 재우지 않았고, B씨는 법적 근거 없이 75시간 동안 경찰이 윤씨를 감금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이러한 가혹행위를 버티지 못하고 거짓 자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윤씨는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며 재심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은 원활한 재심 진행을 위해 본격적인 재심 시작 전 사건을 송치하기로 결정하고 첫 공판준비기일인 이날 8차 사건의 송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이춘재 등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돼 실제 처벌이 이뤄지진 않는다. 이에 따라 검찰에 사건이 넘어가면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재심이 진행 중임을 고려해 8차 사건만 먼저 송치가 이뤄진 만큼 나머지 사건들은 일괄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떠한 의혹도 남지 않도록 수사해 진실이 완전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