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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대기 중 곰팡이 대부분, 알레르기 질환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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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 고대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 윤원석 교수팀

실외 공기 중에 발견되는 곰팡이의 상당수가 천식·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대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 윤원석·소아청소년과 유영 교수팀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곰팡이를 전국적으로 포집해 종류를 분석하고, 이들이 알레르기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 그 결과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발표했다.

실외 곰팡이는 피부·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수돼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킨다. 바람을 타고 실내로 들어와 바닥·벽 등에 증식해 지속적인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천식 환자의 경우 공기 중 곰팡이가 폐 기능 이상과 호흡기 과민 반응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하지만 실내 곰팡이보다 실외 곰팡이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서울·인천·강원·천안·광주광역시·울산·부산·제주 등 전국 8개 지역에 실외 공기를 포집한 뒤 추출한 곰팡이 균주를 배양해 종류를 확인했다. 곰팡이 포집은 2018~2019년까지 1년간 매달 초 비가 하루 이상 오지 않고, 해당 월의 평균 습도·기온과 유사한 날을 골라 이뤄졌다. 이후 배양한 곰팡이를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악화하는 비만 세포에 처리하고 반응을 관찰했다.

전국 8곳 실외 공기서 곰팡이 채집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포집된 곰팡이는 모두 16종류였다. 대기 중 곰팡이의 종류가 가장 많은 곳은 제주(9종)였고 서울(8종), 부산(5종), 울산(4종), 인천·강원(3종), 광주·천안(2종) 순이었다. 바닷가 인근 지역일수록 실외 곰팡이가 다양하고 농도도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채취된 곰팡이 가운데 세 종류(19%)는 비만 세포에 약한 독성을 나타냈다. 비만 세포에 곰팡이 배양액을 떨어뜨렸더니 증식 속도가 느려지거나 증식을 멈췄다. 결과적으로 두 종류는 증식 자체를 억제하진 않았다. 독성 실험에 이어 비만 세포 활성도를 검증한 결과, 이들 두 종류의 곰팡이를 포함해 전체의 88%(14종류)는 비만 세포 증식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해서 연구팀은 비만 세포에 독성이 있는 곰팡이와 비만 세포를 활성화하는 곰팡이가 실제 알레르기 질환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검증했다. 이를 위해 곰팡이 종류에 따른 ‘MDC 단백질’의 발현량을 측정했다. MDC 단백질은 아토피 피부염이나 천식·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심해질수록 발현량이 증가한다.

실험 결과, 비만 세포를 활성화하는 곰팡이의 93%가 MDC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세포에 독성이 있는 곰팡이는 한 종류만 MDC 단백질을 증가시켰다. 윤원석 교수는 “곰팡이 자체에 독성이 없더라도 비만 세포 활성에 기여하는 곰팡이 균주가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이나 고령층 등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존에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실외 곰팡이 농도가 증가하는 봄·여름에는 외출 시 마스크를 쓰는 등 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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