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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국내 연구진, 뇌전증 발작 실시간 감지하는 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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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치매 등 뇌질환 정밀 진단 기대

CBS노컷뉴스 김선경 기자

노컷뉴스

포타슘이온을 통한 신경세포 활성 측정 과정. 뇌 신경세포의 활성과정에서 세포막을 통해 이온이 이동한다. 합성한 나노입자는 세포막 외부로 방출된 이온의 양을 토대로 세포 내 이온 농도를 관측하고, 이를 토대로 발작의 정도를 측정한다. (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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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간질)으로 인한 발작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 연구팀이 뇌전증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포타슘(칼륨) 이온 농도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센서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뇌졸중·치매와 함께 3대 뇌 질환으로 꼽히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불규칙적인 이상 흥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뇌 신경세포가 흥분하면 포타슘 이온을 바깥으로 보내 이완해야 하는데, 포타슘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흥분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 뇌전증의 증상인 발작과 경련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뇌 속 포타슘의 농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소듐과 칼슘 등 세포막을 통과하는 다른 이온도 함께 분비돼 포타슘 농도만 선택적으로 측정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 기존 기술로는 배양된 신경세포나 마취 상태의 동물 등 제한된 환경에서만 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 실제 발작이 일어난 상황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포타슘 이온과 결합하면 형광을 내는 염료를 몇 나노미터(nm) 크기의 구멍을 가진 실리카 나노입자 안에 넣은 뒤, 나노입자 표면에는 포타슘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얇은 막을 코팅해 포타슘 나노 센서를 개발했다.

염료가 내는 형광의 세기를 바탕으로 포타슘 이온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나노 센서를 살아 움직이는 생쥐의 뇌 해마와 편도체, 대뇌피질 부위에 각각 주입한 뒤 해마 부위에 전기적 자극을 가해 발작을 일으켰다.

그 결과 부분 발작의 경우 자극이 시작된 해마에서 편도체, 대뇌피질 순으로 포타슘 이온의 농도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반면 전신 발작의 경우 모든 부위에서 포타슘 이온 농도가 동시에 증가하며, 지속시간 또한 길어지는 것이 관찰됐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뇌전증 환자의 뇌 신경세포 활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어 전신 발작 등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택환 단장은 "뇌전증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의 어느 부위가 발작의 트리거(방아쇠)가 되는지가 중요하다"며 "포타슘 이온 농도와 관련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다른 뇌 질환 연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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