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전문가 "저런 사람이 살인을?…그런 의구심 들게 할 의도"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7)에 대해 검찰이 20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씨의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세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한 고유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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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7)이 10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다. 전혀 아니다"라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
전문가는 고유정의 이런 진술이 의도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1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고유정 진술은)내 몸은 답답하다, 답답함을 호소하고 싶다고 하는 감정적 호소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비합리적인 소리를 하는데 법정에서 거꾸로 보면 '판사가 얘기할 때도 얼마나 답답하면 저런 소리를 할까' 라고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유정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제가 죽였다면 (의붓아들이) 그렇게 예쁜모습으로 꿈에 못 나타난다"고 말하거나 "이 사건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차라리 그 사람이 원하는대로 해줬으면 아무일도 없었을 텐데, 아빠·엄마 잃고 조부모님이 있다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흐느꼈다.
지난해 6월1일 오전 10시32분께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제주동부경찰서 형사들에 의해 살인 등 혐의로 긴급체포되는 고유정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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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이런 고유정 진술 등에 대해 "의도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일종의 '얼간이 전략'이라고 하는데, 피고인들이 미국 재판에서 많이 한다"면서 "피고인 재판 자체가 얼간이처럼 느끼게 만들어서 저런 사람이 살인을 해? 라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물론 배심원 재판이 아닌 곳에서 이런 건 좀 적절치 않을 수 있지만 재판장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먹힐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고유정은 또 "제가 믿을 곳은 재판부밖에 없다. 한 번 더 자료 봐주시고 한 번 더 생각해달라. 언젠가는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정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아들이 (전남편 살해 사건) 당시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변호인은 "피고인 아들은 당시 자신의 엄마가 피해자(전남편)로부터 공격당해 아파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당시 피해자인 전남편이 고유정에 대한 성폭행 시도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해 변호인은 "의붓아들 살해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은 소설에서도 보지 못할 어불성설이다. 피고인이 범행했다고 볼 만한 압도적인 범행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판부의 합리적인 선고를 촉구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고유정은 전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고유정의 선고공판은 20일 오후 2시 열린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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