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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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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급물살 탄 '보수통합',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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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했던 보수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보수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보수통합 신당(대통합신당)이 오는 16일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왼쪽)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 /남윤호·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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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새누리당' 넘어설 혁신, 중도 확장 난제 여전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불출마 선언과 함께 전향적 입장을 밝히면서다. 통합 신당 이름까지 잠정적으로 정했고, 정당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당헌 및 정강 정책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 목표인 '총선 승리'까지는 아직도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혁통위)의 통합신당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는 10일 보수통합 신당 당명을 '대통합신당'으로 잠정 합의했다. 또한, 신당의 당헌 정강 정책도 합의했으며, 당헌당규는 오는 14일까지 확정한 뒤 16일 출범식을 가질 계획이다. 4·15 총선을 두 달 남겨둔 시점에 보수통합 신당이 출범하는 셈이다.

보수통합의 큰 원칙과 방향성을 정하는 혁통위 활동이 가속도를 내는 가운데 유 위원장이 지난 9일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통합의 주요 구성원인 정당 간 통합 논의도 속도가 붙었다.

보수의 큰집 격인 한국당은 오는 13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보수당 및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과의 합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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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을 방문해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대통합을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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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 이화장을 방문해 그의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를 만난 뒤 이승만 동상 앞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대통합을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가 종로 민심 다지기에 바쁜 와중에 보수 진영에서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 전 대통령 측을 찾은 것은 집토끼인 보수를 결집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물밑에선 여전히 통합 주도권 경쟁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통준위는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었으나, 신당의 지도체제를 두고 격론을 벌인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혁통위는 시간상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 어렵고, 통합에 합류하는 구성원 간 지분 다툼 등으로 파열음이 날 것을 우려해 공동선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하다가 총선 이후 정식 지도부 선출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현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통준위 몫 최고위원을 2~3명을 추가하는 방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석수를 고려할 때 108석을 보유한 한국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새보수당은 한국당 구상은 '도로 새누리당'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도 체제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선거의 핵심인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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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통위의 통준위가 보수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왼쪽부터 통준위 장기표 공동위원장, 정운천 위원, 심재철·이언주 공동위원장이 지난 6일 회의를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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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로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미 구성돼 활동 중인 한국당과 합치려는 새보수당 국회의원들과 원외위원장을 공천 혁신의 대상으로 삼을지, 아니면 경선 대상으로 올릴지를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 또한 어떤 쪽으로 결론을 내더라도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유의동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양당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데 항간에는 공천권 때문에 양측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유 책임대표는 이어 "새보수당은 김형오 한국당 공관위원장과 다른 공관위원들의 개혁 공천 열망을 높게 평가하고 이를 수용한다"며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 건너고, 개혁 보수로 나아가 새집을 지을 것) 지켜질 수 있다면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원칙을 견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시길 바라고, 김 공관위원장이 그런 결과물들을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하지만 보수재건 3원칙 중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어떻게 건널 것인지는 여전히 미궁이다. 사실상 탄핵 문제를 덮고 통합을 이룰 경우 극우 세력인 우리공화당이 빠져나간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다. 난제를 풀면 새로운 난제가 계속 눈 앞에 놓여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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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논의가 가속도를 내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이견으로 갈라선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이 탄핵의 강을 어떻게 건널지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어깨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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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통합하는 핵심 두 세력이 이전 새누리당 사람들인 만큼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은 달게 받아야 한다. 다만 이를 꼭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며 "총선 득표에는 개혁 보수든, 수구 보수든 분열보다는 통합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정치평론가는 "보수통합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보수통합 논의를 보면 중도에는 기반이 전혀 없다"며 "한국당의 당내 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선 중도가 같이 할 이유가 없고, 들어가서 할 수 있는 일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부 지지층을 다지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보수통합에 주력한 뒤 선거 막판에는 중도로 나아가려는 전략을 구사하겠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서 중도 표심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탄핵 사태의 주범들을 내치길 바라는 중도 유권자들에게 이를 덮고 중도로 간다는 말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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