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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켈리 “김정은, 우리를 갖고 놀아” 트럼프 대북외교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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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무기 절대 포기 안 해”

보복 인사 당한 빈드먼 중령 “잘못 없어” 두둔

트럼프 “비서실장감 아니었다” 트윗 반격
한국일보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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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켈리 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공개 강연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와 보복인사 등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트윗을 통해 “그는 비서실장감이 아니었다”고 반격하며 설전을 벌였다.

13일(현지시간) 미 시사지 애틀랜틱에 따르면, 켈리 전 비서실장은 전날 저녁 뉴저지주 드류대에서 가진 공개 강연에서 대북 외교와 관련해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대부분 낙천주의자지만 또한 현실주의자이다”며 “김(위원장)이 우리를 한동안 갖고 노는 것 이외의 어떤 것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꽤 효과적으로 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며 공을 들였으나 김 위원장의 술수에 놀아났다는 비판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정면 비판한 데 이어 켈리 전 실장도 가세한 것이다. 2018년 말 경질된 켈리 전 실장은 같은 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전 보좌관 등과 함께 배석한 바 있다.

켈리 전 실장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가 인사 보복을 당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에 대해 “잘못한 게 없다”며 “그가 군인으로서 훈련 받은 대로 했을 뿐이다”고 두둔했다.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뒷조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연계시켰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우리는 ‘불법적 명령’을 따르지 말라고 가르쳐왔다. 그런 걸 받으면 누가 (명령)했든지 문제를 제기하고 상관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켈리 전 실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나 범죄자로 묘사한 것을 비판하면서 “사실 그들은 압도적으로 좋은 사람들이다. 강간범이나 살인자들이 결코 아니다. 그들을 그런 식으로 규정짓는 것은 잘못이다”며 “나는 여러 번 대통령과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존 켈리를 자를 때, 충분히 빨리 하지 못했는데, 그는 자신이 감당을 하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는 비서실장감이 아니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멋지게 등장해서 신음을 토하며 나갔다”며 “군사적·법적 의무를 갖고 있는데도 그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켈리 전 비서실장의 아내가 한번은 자신을 따로 불러 ‘남편이 대통령을 아주 존경하며 대통령에 대해 잘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틀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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