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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신종 코로나 확산에 국내 주요 산업계 먹구름…"파급력 사스 때 넘어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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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왼쪽부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출처|각 사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전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이미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경제적·지리적 연결성이 커서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연구소는 16일 펴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초기 대응 미흡과 민족 대이동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최소 2/4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코로나19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조업중단 장기화와 중국의 경제적 위상 확대 등으로 경제적 파장은 사스 충격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스 사태 당시보다 크게 증가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당시 4.3%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9%에 달한다. 중국의 해외관광 지출도 같은 기간 154억달러에서 2765억달러로 비약적으로 늘었다.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우리나라 경제 부문에서는 관광객 축소, 중국의 내수 위축, 글로벌가치사슬(GVC) 약화 등으로 인해 타격이 더 크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산업으로는 유통업이 꼽혔다. 확진자가 방문한 매장은 임시 휴업으로 이미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외국인 방문이 많은 면세점은 해외 입·출국객 감소와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의 소비 위축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무급 휴직 등을 하는 등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 올해 내 항공기 도입과 신규 노선 취항 등 외형 성장을 위한 계획도 전면 중단되면서 장기적 생존을 위한 휴식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력은 빠르면 올해 1분기 내에 잠잠해질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중국 노선 비중이 큰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경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롭게 교통정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에서 국내 모든 항공사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마이너스 실적을 받았던 큰 변수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여객 수요 급감과 홍콩 사태 등이었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은 대대적인 인력 조정에 나섰다. 중국 노선이 80% 이상으로 감편 및 운항중단되면서 불가피하게 인력까지 조정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중국과 인접한 동남아 국가 여행객들도 줄면서 중화권 노선에 대한 새로운 수익창출 기대감도 사라졌다.

중국 매출 비중이 19%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정규직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이달 15~29일 희망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다음 달에도 희망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한시적으로 진행했다. 12월엔 15년 이상 근속한 40세 이상 직원의 자발적인 의사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최근에는 무급휴직이 아닌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연차 휴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연차 휴가는 21일 이상 남은 객실 승무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이뤄지며 1개월간 휴가를 낼 수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으며 인력 조정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올 한해는 중국 노선에 큰 타격을 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보다 더 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1위 제주항공은 지난 12일 비상경영을 넘어 위기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경영진의 임금을 30% 이상 반납하고 기존 운항 승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제를 전직원으로 확대했다. 에어부산은 임원 임금을 20∼30% 반납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율 무급 희망 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나머지 저비용항공사들도 희망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이나 희망 휴직, 무급 휴직 등을 실시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제조업의 경우 일부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국내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자동차업계에서 타격이 컸다. 다만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부품·소재 조달과 물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중국의 수입 수요도 위축될 수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자기기·기계·화학 등 주요 제조업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기업들은 부품과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 확보,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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