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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바른미래당 소멸하나…오늘 '연쇄탈당'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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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박종진, 민승기, 유효송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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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화관에서 합당 합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 박주선, 위원장,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2020.02.14.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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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의원 한명 남지 않는 원외정당으로 전락할 위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3당 통합을 보류 결정에 일부 의원들이 탈당 후 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키로 하면서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도 의원총회를 열고 사실상 '셀프제명'을 통해 탈당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손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2선 후퇴를 전제로 진행되는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3당 통합 합의문 추인을 보류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 추인은 신중한 문제고 폭넓은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해서 오늘 심사를 보류했다"고 말했다.

당초 3당은 이날 합당을 마무리 짓고 3당 대표를 공동대표로 하는 지도부를 구성해 28일까지 운영한 뒤 그 이후부터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 대표가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를 당헌 부칙에 명기하는 방법까지 합의문에 썼다.

사퇴를 거부해온 손 대표를 의식한 조치다. 손 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거기에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수용 여부에 입장이 언제쯤 나오는지, 통합을 위해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한지 등의 질문에도 "논의해보겠다. 일단 다음 최고위회의까지 보류한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손 대표는 3당 통합이 '호남당'에 불과할 수 있다며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자신이 물러날 시점도 미래세대와 통합이 된 뒤라고 밝혀왔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도 "선거 편의를 위한 지역주의는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 호남 신당 창당은 결코 새로운 길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정치구조개혁과 세대교체에 앞장설 때 이번 총선에서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연동형 비례제로 열린 다당제 의회를 젊은 세대가 만들어가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당 예정일이던 이날 이 같은 손 대표의 입장이 나오자 당내 의원들은 손 대표의 사퇴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미 손 대표가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참패 이후 10개월간 사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창당 주역이었던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 등은 모두 당을 떠났다.

손 대표가 3당합당 합의문 추인을 거부하자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의원들은 합당을 전제로한 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했다. 장정숙 대안신당 원내대표는 "3당 통합을 하기 위해서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며 "오늘 교섭단체로 등록해 합당의 불씨를 살리는데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공동교섭단체에 이름은 올린 의원들은 총 21명이다. 정당별로는 바른미래당 박주선·김동철·주승용·임재훈·채이배·최도자·이상돈 의원, 대안신당 최경환·천정배·박지원·장병완·유성엽·윤영일·김종회·장정숙 의원, 평화당 정동영·조배숙·황주홍·김광수·박주현 의원, 무소속 이용주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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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20.02.17.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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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손 대표와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탈당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통화에서 "18일 오전 11시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옛 당권파 김동철·박주선··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 의원 등 6명은 이날 회동을 가지고 탈당과 관련한 최종 입장을 논의했다.

우선 제명 대상은 안철수계 의원 7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비례대표 의원 6명이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절차를 거쳐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당내 의원들이 서로서로 제명 형식으로 당을 떠나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제명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의원을 비롯한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지역구 의원들이 탈당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바른미래당(현재 17석)에는 당 활동을 하는 현역의원이 한명도 남지 않을 수 있다. 현재 현역의원 중 손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당권파(6명)와 안철수계(7명)의 이탈은 유력하다. 당적만 보유한 채 다른 당에서 활동하거나 당 활동을 중단한 의원은 4명(박주현·장정숙·이상돈·박선숙 의원)인데 이중 평화당 등에서 활동해온 의원들은 예전부터 제명을 원해왔다.

일체의 정당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박선숙 의원은 앞으로도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 등에만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통합 논의를 시작한 바른미래·민주평화·대안신당 등 '호남 3당'이 17일 교섭단체 구성을 합의하면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제명 절차도 빠르게 마무리 될 예정이다.

통합에 참여하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은 18일 본회의 이후 모여 제명 절차에 나선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절차를 거쳐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만큼 '셀프 제명'으로 당적을 정리하는 수순이다.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명은 막전막후에 긴밀한 대화 중이라 다음날 아침이 돼야 알 수 있다"며 "긴박하게 다각도로 여러 채널을 통해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 박종진, 민승기, 유효송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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