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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박근혜 복심 유영하, 미래통합당 출범한 날 탈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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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등 합류에 반발 관측

박 전 대통령 의중 실렸나 주목

일부선 “탈당에 큰 의미 없어”

중앙일보

유영하 변호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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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17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18일 “유 변호사가 전날 탈당계를 팩스로 제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유 변호사도 이날 중앙일보의 문의에 “탈당 사실이 맞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7일은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통합당으로 출범한 날이다.

검사 출신인 유 변호사는 현재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접견을 허락하는 유일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인 2017년 11월 한국당에서 제명됐지만 유 변호사는 그 뒤에도 한국당 당적을 유지해 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유 변호사가 유승민 의원 등 새보수당계가 합류하는 것에 반대해 통합당을 탈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유 변호사는 주변에 “대통령을 쫓아낸 당이지만 당적을 가지고 있었던 건 언젠가 박 전 대통령이 돌아와 명예회복을 하고 다시 복당할 날이 있을 것이란 기대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탄핵에 찬성했고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의원들이 몸담은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통합한 마당에 더는 당적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당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는지 주목하고 있다. 유 변호사는 한국당 당권 경쟁 중이던 지난해 2월 TV에 출연, “황 전 총리가 친박(친박근혜)이냐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꼬집은 일이 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게 (방송 출연을) 말씀드렸고, 허락했기 때문에 나왔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당권) 주자들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다. 대통령께서는 지금 한국당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었다.

따라서 이번 탈당이 박 전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한 것일 수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지시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선 유 변호사가 탈당 건에 대해선 사후 보고했다고 알려져 있다.

유 변호사의 우리공화당행 가능성을 두곤 통합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친박을 내세운 우리공화당에 대해 어림없다는 뜻을 밝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유 변호사가 한국당을 떠난 것일 뿐 다른 당으로 이동한다거나 하는 정치적 행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도 “박 전 대통령이 보수 통합과 관련해 따로 메시지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유 변호사의 탈당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선 유 변호사의 탈당으로 ‘탄핵 찬반을 불문하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통합해야 한다’는 통합당의 기조가 더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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