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前 영화 컨테이전·감기 등 바이러스 유행 다룬 작품 재소환, 넷플릭스는 신작 '판데믹' 공개
서점에선 관련 서적 10여 권 매대 별도로 마련해 판매 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바이러스 대유행 사태를 그린 영화와 다큐멘터리, 관련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오래전 개봉한 영화들이 다시 주목받는 역주행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러스 전염병의 위험을 다룬 ‘판데믹: 인플루엔자와의 전쟁’(왼쪽)과 18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마련된 ‘바이러스’ 관련 서적 판매대. /넷플릭스·신동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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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전'(2011)은 "9년 전 지금 상황을 예견한 작품"이라며 떠받들리고 있다. '전염병'이란 뜻의 제목처럼 우한 폐렴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많다. 한 미국 여성이 홍콩에서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첫 희생자가 된 뒤, 주변 사람들이 희생되면서 석 달 만에 전 세계 10억명이 감염된다. 주인공인 남편은 시내로 나가는 딸에게 "아무것도 만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거짓 뉴스가 퍼지는 것이나, 박쥐가 바이러스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점 등이 현재와 매우 흡사하다. 귀네스 팰트로, 맷 데이먼, 케이트 윈즐릿, 주드 로 등 유명 배우가 총출동했지만 당시 국내 관객 22만명으로 흥행에 참패했던 영화가 최근 동영상 플랫폼 왓챠플레이에서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왓챠 허승 매니저는 "항상 100위권 밖에 있었는데, 지난달 28일 1위로 치고 올라와 최근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치사율 100%에 이르는 바이러스 질환이 퍼지면서 벌어진 공포스러운 상황을 다룬 김성수 감독의 '감기'(2013),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정보를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HBO 다큐멘터리 '체르노빌'도 최근 역주행 작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서점가에선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나온 책들의 진가가 재조명받고 있다. 교보문고는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2015) '현대인과 바이러스'(2016) '면역에 관하여'(2016) '판데믹:바이러스의 위협'(2017) 등 10여 권을 묶어 온라인 홈페이지에 '바이러스' 특별 코너를 만들었고, 광화문점에는 '바이러스, 그것이 알고 싶다' 판매대까지 마련했다. 15년 전 출간된 '전염병의 세계사'(2005)를 찾는 사람들까지 나왔다. 교보문고 진영균 브랜드관리팀 과장은 "이들 분야 서적 판매 실적은 하루 평균 70권이었는데, 2월 들어 하루 90권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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