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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정우성 "나의 멘토는 세상이었다. 지금도 정우성을 찾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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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뉴스1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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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오래전, 정우성은 연출자의 꿈을 세상에 알렸다. 앞서 뮤직비디오 등을 연출한 그는 올해 드디어 그 꿈을 이룬다. 40대 남자가 주인공인 액션영화 연출에 곧 들어간다.

장편 영화 연출·출연을 앞두고 개봉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녀석들' 홍보차 정우성을 만났다. 이 영화는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일을 미뤘고 오늘(19일) 개봉했다. 정우성은 “오래전 꿈을 빨리 입으로 뱉었다”며 “이젠 (내게) 맞는 선택인지 입증해야 한다. 정신이 없다”면서 서둘러 영화로 화제를 돌렸다.

극중 연기를 호평하자 그는 싱긋 웃었다. “연기 칭찬은 매번 들어도 기분이 좋다”는 게 그의 답변. “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하니까, 이번 작품 속 연기가 좋다고 다른 작품 속 연기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작품 속 캐릭터 완성도에 대한 성취는, 그 캐릭터에 대한 칭찬으로 끝이다. 계속 이어질 수 없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녀석들’에서 정우성은 전도연과 ‘연인 관계’로 나온다. 보통의 연인 사이를 떠올리면 안 된다. 정우성은 룸싸롱 마담 연희에게 철저히 이용당하는 ‘호구’나 다름없는 공무원 '태영'을 연기했다. 옛 연인이 진 빚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기는 그는 원작 소설에서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어두운 인물이었다.

하지만 정우성을 만나 영화 속 태영은 사뭇 다른 옷을 입었다. 빚에 찌든 다양한 인물이 돈가방을 둘러싸고 얽히고설킨 이 영화에서 태영은 어떻게 하면 빚의 수렁에서 빠져나갈지 전전긍긍하면서도 허풍으로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고, 자신이 살기위해 남을 완전히 짓밟지는 못하면서 한탕주의를 꿈꾸는 인물이다. 순진하고 낙천적인 면모가 있는 태영은 긴장감 가득한 이 영화에서 ‘긴장 완화 캐릭터'로 대활약한다.

그는 태영에 대해 “원작에서 가장 달라진 캐릭터”라면서 “처음에 감독과 동료배우들이 제 연기가 그들의 예상과 너무 달라 깜짝 놀라했다. 감독님께 제가 그리는 태영에 대해 설명하니 믿어줬다”고 비화를 털어놨다.

“흉악한 범죄도 있으나, 다수의 삶에서 절대 선과 절대 악이란 없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있다. 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인생을 들여다볼 때 이해하고 연민을 느껴야 한다. 이렇게 어둡고 지푸라기라고 잡고 싶은 절박한 사람의 모습을 그릴 때 인간에 대한 연민의 시선을 놓으면 안된다고 본다.”

정우성은 제도권에서 정규 교육을 끝까지 밟은 인물은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이 때문인지 그는 자신을 믿으면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 태도를 중시했다. 지금의 자리와 성취에 감사하다고 여러차례 말했다.

“10대에 혼자 세상에 뛰쳐나와 그 속에서 내 자리를 찾고 세상과 관계를 맺으려 애썼다. 막연한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 막연한 걸음을 걸었다. 운이 좋아서 배우가 됐다. 그래서 그 운에 감사한다. 어느 순간 영화계 ‘경력자’로서 내가 받은 것을 어떤 식으로 돌려줄지 생각했고, 기회의 나눔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한다.”

멘토를 묻자 그는 “세상이 나의 멘토였다고 답했다. “특정 누군가를 우상으로 여기며 누구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그 누구처럼 될 수 없다. 그래서 전 정우성을 찾고 싶었다. 지금도 정우성을 찾아가고 있다.”

연기와 연출에 매니지먼트 회사 운영까지 너무 쉼 없이 달리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워커홀릭이 아니라고 부정 못한다”면서도 “회사는 대표가 따로 있다”고 이날 동석한 회사 대표를 손으로 가리켰다.

정우성의 단점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사람을 잘 믿는다”고 답했다.

영화 속 태영은 실없는 소리도 잘한다. 그는 “실없는 소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모두가 진지해지면 좋겠다”고 바랐다. 대중에게 “가장 자유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여전히 잘생겼다는 말에 그는 실없는(?) 소리를 했다. "어쩌겠어요? 사실인데"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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