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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내 직업은 학생"…방송대 13번 졸업한 69세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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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공부는 한마디로 '인생의 비타민'이다. 비타민이 우리 몸에 활력을 주는 것처럼 공부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신문을 읽든,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든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이고 통하게 마련이다. 살아가는 데 공부만큼 중요한 게 없다."

19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202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식품영양학 전공으로 방송대에서만 13번째 학위를 취득한 이강운 씨(69·사진)는 공부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씨는 "식품영양학을 배우고 나니 외식을 할 때도 음식을 영양학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며 "밥 한 끼 먹는 동안에도 공부한 덕을 본다"고 했다.이씨가 방송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4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한석탄공사에서 일을 시작한 이씨는 대졸 학위가 필요해 1974년 방송대 농학과에 등록했다. 졸업 후에는 공인감정평가사 시험에 합격해 전문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후 40대 중반이 된 1994년 이씨는 컴퓨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방송대 전자계산학과(현 컴퓨터과학과)에서 또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이씨는 이때부터 공부하는 재미를 깨달았다. 이씨는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공부가 재미있었다"며 "그 뒤로도 행정학과, 경영학과, 법학과 등 전공을 바꿔가며 계속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등산을 계속 다니듯 나도 공부가 좋아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공부가 '취미'고, 직업이 '학생'이라는 이씨는 어려운 내용이 나와도 즐겁게 받아들인다. 그는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주변에 물어보거나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된다"며 "요즘처럼 공부하기 좋은 세상이 또 어디 있느냐"고 되물었다.

지난해 은퇴한 이씨는 여가를 공부로 채울 생각에 설렌다. 당장 오는 봄 학기에는 방송대 국어국문학과 수업을 듣기 시작한다. 이씨는 "언젠가 방송대 졸업식에서 학과 최우수상 수상자뿐 아니라 최고령 졸업자로도 소개될 날을 꿈꿔 본다"고 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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