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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신천지, ‘우한 폐렴’ 거짓 대응 종용 의혹…“교인 1명 독단적으로 주변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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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신천지) 측이 교인 중 ‘우한 폐렴(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자, 내부 공지를 통해 거짓 대응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오전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등에 ‘신천지 섭외부’ 명의의 신천지 교인의 대처 방안을 담은 캡처 사진이 다수 게재됐다. 섭외부는 신천지 내부에서 이슈 등을 관리하는 부서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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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사진에는 신천지 교인이라는 것을 아는 경우와 모르는 경우에 따라 다르게 대응하는 방법이 적혔다. 공지내용에는 신천지가 S로 표기됐다.

신천지 교인임이 알려진 경우 상대방이 신천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없다면 "그날은 예배 안갔다" "내가 친구랑 놀러간 날 그 사람이 예배드린 것 같더라" "거기 말고 난 다른 데서 예배드렸다"라고 답하도록 했다. 신천지 교인이라고 알려진 경우라도 가지 않는 척하라는 내용도 있다. 구체적으로 ‘부모님 덕분에 내 건강을 지키게 됐다며 감사함 표하기’ ‘나랑 신천지와 전혀 관계가 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기’ 등이다.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받을 때는 "신천지에 코로나가 있는 것이 나랑 무슨 관계냐?" "내가 코로나 걸렸으면 좋겠냐?" 등의 대응을 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신천지 자체조사 결과 이 문자는 대구 신천지 교회 청년부 소속 교인이 주변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관계자는 "섭외부와 전혀 관계 없는 교인 1명이 독단적으로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해당 교인에 대해 징계조치를 내렸다"고 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부 정책에 적극 따르고 지역사회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총회본부 의 방침과 다른, 성도 개인의 의견을 밝히는 일을 절대 금하며 이러한 사실이 발생 때는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알린다"고 했다.

신천지 측은 이어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따를 것을 누차 밝히고 실제로 역량을 총동원해 방역당국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성도님들을 포함한 모든 확진자들의 조기 쾌유를 기도드린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시 대명동 신천지 교회 교인인 31번(여·61) 환자에 이날 19일 같은 교회에 다닌 1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총 11명의 교인 중 8명은 대구시에 살고 있고, 3명은 경북 영천시에 거주 중이다. 31번 환자는 일요일인 지난 9일과 16일 오전 7시 30분쯤 예배에 참석했다. 두번의 예배 때 예배당에 400여명의 교인이 있었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대구의료원과 동국대 경주병원 등에 확진자들을 격리 치료하는 한편, 대구 신천지 교회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접촉자들을 확인 중이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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