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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강성부 KCGI 대표 "엘리엇같은 투기자본 아냐…`3자 연합` 끝까지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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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 진단과 미래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 기자간담회에서 김신배 전 SK 부회장(맨 왼쪽)과 강성부 KCGI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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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KCGI 대표가 투기자본이란 일각의 시선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손잡고 '3자 연합' 형태로 끝까지 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강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 진단과 미래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이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후세력이 있다거나 먹튀자본(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는 관심이 없고 단순 자산 증식만 노리는 투기성 자본)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로 장기적인 이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불리는 KCGI는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주축으로 2018년 말 한진칼 지분 9%를 처음 사들인 뒤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지분을 합쳐 한진칼 지분 32.06%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쟁 각을 세우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는 5%정도 우호지분이 적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 대표는 "엘리엇과 유사하다고 보는 시선이 있는데 KCGI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10년 이상 펀드를 운용한다. 펀드 최장 만기가 14년"면서 "투자호흡(Time Horizon)을 길게 가져가면서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합리적인 차익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이민을 간 1명을 제외하고는 투자자 모두 내국인이다. 기관과 일반법인, 개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자사주 매입, 과도한 배당 등을 회사 측에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도 전했다. 강 대표는 "이는 다른 행동주의 사모펀드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3자 연합의 지속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서로 개인적인 친분이 아니라 계약으로 묶인 관계다. 조 전 부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도 계약 체결 이후에서야 사석에서 봤다"며 "엑시트(출구전략)도 마련하지 않았다.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을 팔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 기업가치를 높여 지분가치를 높이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약 내용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점 역시 강조했다. 강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막을 수 있는 정관 변경안을 주주제안을 통해 전달했다"면서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고 3년이 지나지 않을 경우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도록 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영실패 책임을 조 회장이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16~2018년 대한항공의 평균 부채비율은 861.9%에 달하지만, 수익성은 0.1%에 불과하다"며 "그야말로 총체적 경영 실패다. 한진해운 등 잘못된 투자가 많았고 가장 큰 원인은 오너의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였던 만큼 조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같은 기준으로 설정 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부채비율은 366%, 델타항공은 329%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조1800억원 증자 시 264%가 된다. 대한항공의 부채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게 강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유능한 경영진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경영은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며 "주주는 이사회를 구성해 감사와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지난 2018년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고 경영참여를 선언한 뒤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3자 연합 측이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김신배 전 SK 부회장도 자리했다.

김 전 부회장은 항공분야 경력이 없어 항공전문가라 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항공업 전문가는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진그룹 임직원이다. 그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면 다른 봉우리도 보이는 법이다. 경영의 본질은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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