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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금호석화·현대모비스…경험·전문성 `CEO 출신` 사외이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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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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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 출신들이 새로운 사외이사 인력풀로 부상하고 있다. CEO 경험과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아서다. 그간 대기업들은 검찰과 국세청 등 권력기관과 교수들을 사외이사로 선호해왔는데, 향후 사외이사 인력풀이 보다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호석유화학은 주총소집 공고를 통해 두산건설 회장을 지낸 이재경 (주)두산 고문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공시했다. 이 고문은 다음달 13일 금호석화 주총에서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과 출석 주식 수 50% 이상 찬성을 얻으면 사외이사에 선임된다. 금호석화 측은 "이재경 후보자는 두산그룹에서 약 41년간 재직하며 입사 때부터 전략·재무 실무를 수행했으며, 두산그룹 기획조정실 상무, (주)두산 전략기획본부 부회장직을 거쳐 (주)두산 부회장(대표이사)직을 약 9년 동안 역임하며 전략·기획·재무부문을 총괄했다"며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으로 금호석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사외이사 직무수행계획서에서 "기업의 전략·재무·인사 부문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참여함으로써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고, 나아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석유화학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며 "실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과 독립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장영우 전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를 다음달 18일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장영우 사외이사 후보자는 자동차 애널리트스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재무 전문가"라며 "현대모비스의 재무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 제시가 가능하다"고 선임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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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화학은 민경집 LG하우시스 자문역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민경집 자문역은 2년간 LG하우시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최근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코스모화학은 범LG계열 회사로,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은 고(故)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4남 고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또 다른 범LG계열인 LS와 E1은 각각 이대수 전 우리선물 대표와 장기주 전 GS스포츠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S&T홀딩스는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S&T그룹은 자동차부품 사업과 플랜트 사업을 하고 있어 이 전 사장의 엔지니어 경험이 필요하다. 이 전 사장은 국산 자동차 1호 '포니' 개발에 참여했던 자동차 전문가로,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과학기술유공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금융권 CEO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상장사도 있다. 셀트리온은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하림은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코오롱머티리얼은 곽상일 MG손해보험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곽상일 고문은 우리은행 부산·경남영업본부장과 우리종금 부사장을 지냈다. 한라홀딩스는 이용덕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뽑기로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이승훈 KCGI(강성부펀드) 글로벌 부문 대표와 백승엽 서스틴베스트 부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사회책임투자 자문기관이다. KCGI와 서스틴베스트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참가사이기도하다. 이 밖에 한국전자인증은 이용경 전 KT 대표를, 인성정보는 김인교 전 델코리아 사장을 사외이사에 선임하기로 했다. 나라엠앤디는 주종목 전 LT정밀 대표를 사외이사에 선임할 계획이다. LT정밀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구본식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다. 시민단체와 종교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회사도 있다. 셀트리온과 KSS해운은 김근영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와 임장원 방주교회 담임목사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는 이사회 안건에 대부분 찬성표를 던지는 등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반면 CEO 출신 사외이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주 이익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의 역할엔 기업 경영활동에 대한 독립적 감시와 소액주주 권익 보호가 포함돼 있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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