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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프로세계에서도 보이스퀸 목소리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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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MBN 보이스퀸을 통해 주부에서 스타로 도약한 `4인방`이 최근 서울 중구 남산 한옥마을에서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최연화, 조엘라, 정수연, 이미리.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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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한민국에서 '주부'는 다락방 신세다. 일·가정·육아 전반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 역할은 쉬이 부각되지 않는다. 미디어 환경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주부는 'TV 보는 존재'로만 여겨졌다. 주부가 주인공으로 조명받은 때는 1992년 '주부가요열창'이 전부. 이후 28년간 주부는 다시 다락방에 들어가야만 했다.

정수연이 노래 서바이벌 MBN '보이스퀸' 우승 소감으로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외친 배경에는 주부를 향한 차별이 자리하고 있다. 주부는 어떤 모습으로 다락방에서 나왔을까. 보이스퀸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덤으로 떠오른 정수연(우승), 조엘라(준우승), 최연화(3위), 이미리(화제 출연자)를 최근 서울 중구 남산 한옥마을에서 만났다.

넘치는 끼를 어떻게 참아왔을까. 인터뷰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도 반갑다며 대뜸 노래부터 열창한다. 조엘라, 이미리는 '국악으로 맺어진 자매'답게 구성진 가락을, 최연화는 정통 트로트를 뽐냈다. 이들은 하나같이 "정수연의 우승 소감대로 '우리를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4인방이지만, '주부'의 정체성은 잊지 않았다. 보이스퀸 출연으로 가장 좋은 점에 대해 "가족이 좋아해서 가장 좋다"며 입을 모았다. 우승자 정수연은 "여섯 살 아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게 가장 기쁜 일"이라면서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우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이번 우승으로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정수연은 홀로 여섯 살 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정통 트로트로 보이스퀸 최종 3위를 기록한 최연화 역시 "요즘 마트에 가면 아들이 먼저 '우리 엄마 보이스퀸 최연화예요'라고 외치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조엘라는 뮤지컬배우인 남편 원성준의 든든한 조력을 받고 있고, 이미리는 시댁의 달라진 시선을 즐긴다고 했다.

'보이스퀸 4인방'은 스타로 가는 첫 관문이라는 '악플'의 무서움을 여실히 느낀다. 조엘라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조국 장관 자녀 특혜'에 빗댄 '조엘라 보이스퀸 특혜'라는 댓글"이라며 "무플보다 악플이 차라리 나은 거 같아 즐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스퀸에서 가장 많은 악플에 시달렸다는 이미리는 "저에 대한 악플보다 '국악'을 등한시한다는 글들에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아마추어와의 경쟁인 '보이스퀸'이 끝난 뒤 이들을 기다리는 건 이제 무한경쟁이 펼쳐질 프로들의 세계다.

특색 있는 보이스로 '프로 주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각오는 단단하다.

최연화는 "중국에서는 일본 '엔카'는 알아도 한국 '트로트'는 모른다"면서 "최연화를 통해 중국에 '트로트'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새로운 꿈"이라고 말했다. 정수연은 "노래로 정면승부하는 '복면가왕'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국악 자매 조엘라·이미리는 "무당이 하는 음악으로 폄훼되는 '국악'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라는 담을 넘어 '가수'로 첫발을 떼는 이들의 첫 번째 도전은 오는 29일 인천에서 시작된다. 인천·대전·경기·창원·광주 등에서 열리는 '보이스퀸 전국 콘서트'다. 보이스퀸 4인방은 "발라드·트로트·국악·댄스 등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뷔페'식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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