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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 배출 많아…집회 자제·재택 근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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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이 발열 여부를 측정 받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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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에서 광범위한 감염이 확인된 가운데 의학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키기에 적절한 특징을 가졌다는 실증적인 분석을 내놨다. 확진자 28명을 진단한 결과, 증상 초기에 코나 목구멍 같은 ‘상기도’에서 바이러스가 많이 나와 기침만으로도 쉽게 전파가 된다는 것이다. 또 전파 속도와 중증도를 놓고 볼때 코로나19가 신종플루보다 심각하다면서, 그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코로나19 치료병원 의료진과 감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전 코로나19 중앙임상TF)’는 20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초기에 확진 판정을 받은 28명에 대한 임상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확진자들의 중요한 특징은 증상 초기에 ‘상기도’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한다는 점이었다. 상기도란 코나 목구멍처럼 기도의 위쪽을 말한다. 입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이와 대칭되는 ‘하기도’는 기관지나 허파처럼 좀 더 몸 속 깊숙한 곳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증상 초기부터 상기도에서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기침을 하거나 침을 통해서 남에게 쉽게 전파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호흡기의 입구가 오염돼 있기 때문에 이곳을 거치는 침 역시 오염될 수밖에 없다. 이는 2015년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증상 초기가 아닌 2주째로 접어들어야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면서 감염력도 높아졌다고 임상위원회는 설명했다.

임상위원회에선 확진자들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경우 지금처럼 모든 확진자를 음압병실에 격리하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확진자가 많아지면 경증과 중증을 구별해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음압시설이 아니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명돈 임상위원장은 “코로나19의 중증도를 놓고 볼때 신종 플루보다 심각하고 1918년 스페인 독감보다는 낮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확산의 속도를 늦춰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할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상위원회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되는 상황을 완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사실상 현실이 된 상황에서 집회 자제와 휴교, 재택 근무 등을 시행해 사람 간 거리를 넓히는 방법으로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집단행사에 대해서 대구시에 별도의 조치가 필요한지 면밀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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