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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지푸라기’ 전도연 “임팩트 있는 존재감, 연희라서 가능했죠” [MK★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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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만난 배우 전도연은 한치 의심도 없이 연희였다. 강렬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꽉 채운 그가 연희라는 인물에 대해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인간들의 범죄극으로 김용훈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에서 전도연은 뭔가 꺼림칙한 구석을 가진 술집 사장 연희를 연기했다.

영화는 피 비린내를 따라간다. 그 중심에는 연희가, 전도연이 있다. 영화 중반부 처음으로 얼굴을 비치는 전도연은 그 등장만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새삼스럽게도 마치 영화가 이제 막 시작했다는 인상마저 준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 지점이 오히려 그에게는 족쇄 같지 않았을까. 워낙 강렬하고 파격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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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연희는 이미 시나리오에서 캐릭터성이 강하고 상황이 명확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이미 만들어진 상태에 뭔가를 더 하면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만들어진 연희로 충분했다. 존재감도 사실 연희라서 그런 거다. 내가 아니라 누가 연기했어도 파격적인 인물이다. 이 영화는 인물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상당한데 게다가 연희는 퍼즐에 대한 키(Key)를 가진 인물이라 더 그렇게 느껴질 거다.”

시사회 직후 모두가 입을 모아 ‘역시 전도연’이라고 호평했다. 전도연이 연희에게 가진 확신만큼이나 관객들도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확신하고 믿는다. 그가 등장하면 스크린의 공기가 바뀌는 듯한 느낌이 감돈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더 잘할 거다.(웃음) 각각 퍼져있던 인물이나 이야기가 점점 하나로 모아지는 게 중반 이후부터인데 그때 연희가 등장한다. 그래서 더 힘을 받는 것도 있다. 연희에게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데 잔혹하기도 하지만 꼭 이 작품이 아니더라도 악녀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인간은 여러 모습을 갖고 있지 않나. 악녀도 과연 마냥 미운 존재라고 볼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나 스스로도 악역에 대한 로망도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돈 가방을 따라가는 주요 인물만 여덟 명에 이른다. 전도연 원톱이 아니라 멀티 캐스팅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정우성을 비롯해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신현빈, 진경, 정가람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춘 전도연은 멀티 캐스팅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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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묻어간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이번 영화는 그럴 수 있어서 좋더라.(웃음) 꼭 그래서 선택한 건 아니지만 배우 여럿이 함께 가는 영화를 정말로 하고 싶었다. 갈증이 컸다. 혼자서는 수습이 안 되는 순간들이 더러 있는데 그때 정우성 씨가 한번에 수습해준다. 의지가 되고 힘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부담감이 반이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진 않지만, 나 자신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증명하지 않으면 말뿐인 거니까 말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고 작품을 선택했다.”

전도연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아카데미 시상식 낭보에 대해서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소식을 접하고 ‘악’ 소리도 안 났다는 그는 이미 지난 2007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칸의 여왕’이다. 미국 대표 영화 시상식에서 한국영화가 이룬 성취에 진심으로 기뻐할 수밖에 없을 터다.

“너무 놀랐다. 현실적으로 한 발짝 다가온 것 아닌가. 나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됐다. 사실 나는 내가 칸 영화제 상을 받은 것도 실감이 안 난다. 아카데미 소식을 접했는데 ‘우와’도 아니고 ‘악’ 소리도 안 나왔다. 그만큼 역사적인 순간이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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