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크레인 간 충돌 위험 가능성에도 안전관리 대책 마련 안 해"
지난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 야드에서 작업 중이던 길이 50∼60, 무게 32t짜리 타워 크레인이 옆으로 넘어지면서 골리앗 크레인과 충돌해 지상의 흡연실을 덮쳐 소방 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도소방본부 제공 |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2017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충돌 사고 당시 조선소장 등 간부들에게 크레인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항소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구민경)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4)씨 등 당시 삼성중공업 조선소장(부사장) 등 안전보건 관리직 간부 4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금고형이나 벌금형을 21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였던 김씨에게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당시 안전보건 부서 부장이던 이모(55)씨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 안전보건 부서 과장이던 류모(38)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지브크레인을 운용하는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대표인 이모(69)씨에게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레일을 따라 앞뒤로 움직이는 골리앗 크레인 근처에 선회하면서 작업하는 지브형 크레인이 설치되면서 크레인끼리 간섭, 충돌위험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두 크레인을 관리·운영하는 삼성중공업과 협력업체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사고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7년 5월 1일 오후 2시 50분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 내 7안벽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이동하면서 근처에서 작업하던 지브형 크레인과 충돌했다. 크레인이 바로 아래에 있던 흡연실과 화장실을 덮쳐 직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검찰은 삼성중공업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직원 등 15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삼성중공업 법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골리앗 크레인 신호수였던 이모(48)씨 등 사고 크레인 2대를 직접 조작했던 삼성중공업과 협력업체 소속 운전수·주 신호수·보조 신호수, 현장 반장 등 11명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다.
반면 전 조선소장 김씨 등 안전보건 관리직 간부 4명에게는 과실치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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