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황교안 "코로나 추경 협조"…정치권 "초당적 협력" 한목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민주당 '긴급 편성' 요구에 황교안도 입장 선회

코로나19 감염자가 대량 발생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정치권에서는 사태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추경)예산 편성 주장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아직 추경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만 여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경 편성 주장이 나왔고, '혈세 쏟아부을 생각 말라'고 했던 보수 야당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전향적 태도로 돌아섰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21일 오후 코로나19 사태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이제 우한 폐렴 사태는 전 국가적 위기"라며 "통합당은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고 그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예산과 입법 등 국회 차원의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고, 예비비든 추경이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에 협조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우한 폐렴'을 빌미 삼아 또다시 혈세를 쏟아부을 생각이라면 당장 접으시라"고 했으나, 이틀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확진자 증가 수가 100명을 넘어서자 '추경 협조'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입장문에서 "가장 지원이 시급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여당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했고, 이날 종로 지역구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필요성 있는 추경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서 보수진영의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시민들께서는 다수가 모이는 집회, 행사 참석 등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빠른 위기 극복이 곧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통합당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며 "정치권에 당부한다. '우한 폐렴' 위기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상대 정치세력에 타격을 주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말꼬리를 잡는 등 낡은 정치는 지금 절대 금물이다. 선거운동용으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지 말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도 예외가 아니다. 보수의 품격 있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다만 정부를 향해 "사태의 위중함을 더 이상 축소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 전역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즉각 강화하라. 더 이상 주저하고 망설여선 안 된다"는 촉구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도 이날 오전 창준위 회의에서 "이제는 비상 국면이다. 대통령 담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지금은 정부의 판단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할 때이고 책임 공방은 나중 문제다. 야당들도 국가적 위기 앞에서 초당적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협력을 강조했다.

황 대표 등 지도부의 발언을 기점으로 야권이 추경 편성에 동의하고 나설 경우 여야 간 추경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당 영남 지역 선대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이 긴급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며 "당정은 민생 보호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선대위 '투톱'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준비해야 한다"며 "야당 지도자들은 세금을 쓰지 말라던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최고위 석상에서 "수출과 내수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코로나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추경을 편성해 보다 적극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특히 기획재정부는 추경 편성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여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촉구가 이어지면서 당정협의에서 추경 편성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오는 23일 고위급 협의를 앞두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속한 집행이 가능한 '예비비 집행'에 방점을 두면서도 여야가 합의할 경우 추경 편성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실장은 "올해 예산이 512.3조 '수퍼 예산'이라고 불렸었는데 지금 기정 예산의 10%정도밖에 안 썼다"며 "지금은 기정예산과 예비비 신속한 집행에 집중할 때"라고 하면서도 "추후 필요하다면 추가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옵션들을 다 열어놓고 준비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며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추경을 고려할 수는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추경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가서 의결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이달 말에 발표될 대책은 기정예산과 예비비를 통해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 : 곽재훈 기자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