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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與서 다시 나온 '비례민주당' 창당 주장… 윤건영도 "가능성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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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건영 개인 의견" 부인했지만… 정의당·대안신당 등 반발
무소속 손혜원도 親與 비례정당 창당 시사

조선일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미래한국당 등 정당별 득표율을 예상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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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에서 21일 야권의 비례대표 전문 위성정당에 대응해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다시 나왔다. 당 지도부가 이미 "이번 총선에서 비례전문 정당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당 일각에서 의석수 손해 등을 다시 거론한 것이다. 이날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친여(親與) 비례정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왔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의 비례대표 전문 정당 창당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장기적으로는 원칙의 정치가 꼼수 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며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실장은 "이건 민주당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진보 블록 전체의 문제"라며 "민주당만의 논의 구조가 아니라 전체가 같이 어떻게 원칙을 견지하면서 보수 야당의 그런 꼼수 정치를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된다"고도 했다. 필요할 경우 정의당 내지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 3당 통합당 등 작년 말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에 동참한 범여 군소 정당들과 '비례민주당' 신설을 포함한 전략을 논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심각하다. 이 상태로 가면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에 비해) 비례에서만 20석 차이를 안고 들어가는 상황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비례 정당 창당 등) 외곽 조직을 통한 대응책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뭐 아직 걱정만 있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에서 한 참석자가 미래한국당이 정당 득표율 27%를 얻는다고 가정했을 때 각 정당의 의석수 전망 시뮬레이션 자료를 휴대전화로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도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닌 민주시민들을 위한, 시민이 뽑는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직접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니 관련된 분들과 함께 의견을 모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문 정당 '미래한국당' 창당을 비판하면서 "정정당당하게 총선에 임하겠다"고 해왔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월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에 출연해 비례대표 전문 정당 창당 여부와 관련 "우리 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10석 정도를 손해 보게 되지만 이를 수용하고 개혁 입법을 연대해서 통과시키자는 전략"이라고 했다. 이날도 당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실장과 손 의원의 비례대표 전문 위성 정당 창당 관련 언급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실장 이나 손 의원은 자유롭게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우리 당은 비례 위성정당이 '꼼수'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으며 여전히 창당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범여 군소 야당들은 일제히 민주당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은 "여권 인사들이 앞다퉈 민주당 위성정당을 만들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나서는 것은 집권여당이 스스로 정치개혁의 대의를 포기하는 꼴"이라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었던 인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크게 우려할 만하다"고 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도 "민주당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주기 바란다"며 "무도한 제1야당의 정치적 꼼수에 집권여당이 휩쓸려 농락당해서는 안 된다. 그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전락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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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가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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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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