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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2명 사망에 들끓는 일본 "왜 발열후에도 1주일 방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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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참사 불러"

책임 회피 급급한 일본 정부는 "크루즈 선적국 英이 관할 책임"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다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일본인 남녀 2명이 사망한 데 대해 일본 사회가 들끓고 있다. 아베 내각의 안이하고 소극적인 대응이 이들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특히 80대 일본 여성이 발열 증상에도 1주일간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자, 일본인들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른 질병이 없었던 84세의 이 승객(도쿄 거주)이 발열 증상을 보인 건 지난 5일. 6일엔 설사 증상으로 의사의 진찰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 당국이 이 여성을 하선시켜 후송한 것은 12일이었다. 우한 코로나 검사도 하선 이후에 실시해 13일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는 호흡 상태가 급속히 악화돼 20일 숨졌다. 후생노동성 간부는 이에 대해 "지금은 (정확한) 정보가 없다"고 얼버무렸다. 같은 날 사망한 87세의 일본인 남성(가나가와현 거주)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이 승객은 협심증과 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었다. 고령에 지병을 갖고 있어 일단은 하선시켜 다른 시설에 격리하는 것이 타당했지만, 그는 11일에야 하선했고 20일 숨졌다.

이들과 함께 크루즈선에 머물다 내린 승객들은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한 남성(64) 승객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선내 감염 방지 대책 미비가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고 했다. 다른 남성(77)도 "어쩌면 (죽은 사람이) 나였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1일 자 사설에서 "이렇게까지 크루즈선에서 감염자가 확대된 이유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전체 승객·승무원 3711명 중 634명이 양성반응을 보여 국내외에서 비난이 커지자 크루즈선 관할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제기키로 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20일 국회에서 "(과연) 누가 어떠한 관할권을 갖고 있나. 이게 명확하지 않다. 국제사회가 이제부터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 같은 방침을 시사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운항 회사는 미국 기업의 일본 법인이지만 선적(船籍·배의 국적)은 영국이다. 원칙적으로는 영국이 책임을 졌어야 하는데 일본만 비난받고 있어 억울하다는 것이다. 공해상의 선박은 등록된 국가의 깃발을 게양하고, 그 국가가 관할권을 가지는 기국주의(旗國主義)가 국제사회 원칙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배가 요코하마항에 기항함으로써 관할권이 일본으로 넘어왔다고 할 수 있다. 또 배에 탄 일본인 승객이 약 1300명으로 전체 승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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