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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두바이엔 없고 한국에만 있는 것들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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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파일럿 도전기-146]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중동의 허브이자 국제도시로 수많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국제도시라고 하지만 중동의 한복판인 만큼 문화나 살림살이 등이 한국과 매우 달라 매우 흥미로운 곳이기도 하다. 이번 화에서는 필자가 두바이에서 살면서 느낀 '한국에는 있지만 두바이에는 없는 것' 대표적인 3개를 모아봤다.

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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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중목욕탕

공중목욕탕이 무엇인가. 벗은 채로 서로 다른 공간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때를 밀고, 각종 마사지를 받고, 사우나까지 하는 데 단돈 5000원 내외로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그 공간이 아니던가. 이러한 우리나라식 공중목욕탕이 두바이에는 없다.

물론 사우나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일단 이곳에서는 절대 절대로 자신의 '그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중목욕탕에서 훌렁훌렁 벗고 돌아다니지만 이곳에서 이렇게 했다가는 쫓겨날 수도 있다. 사우나에 들어갈 때도 수영복 같은 팬티를 입고 들어가야 하며, 탈의실에서조차 절대 자신의 음부를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특히 필자는 수영을 좋아해 수영장에 자주 가는데, 수영장에 갔을 때 수영복을 입으려면 한 번은 자신이 입고 있는 속옷을 벗어 나체가 된 다음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작업을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이 짧은 3~5초의 찰나의 순간조차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뭐 중동문화가 원래 이러니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탈의실 안에 미니 탈의실 칸이 또 있어 그곳에 들어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건 불편했다. 아니 좀 서로 보면(?) 어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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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돼지고기 및 술

순대국밥, 돼지편육, 족발, 삼겹살 등 쪄먹고 끓여먹고 구워먹고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돼지고기를 먹고 싶을 때 못 먹는 것만큼 슬픈 일이 있을까. 두바이는 이슬람 문화권이기 때문에 한국인이 사랑하지 마지않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술도 마찬가지다. '하람'이라고 무슬림들이 해서는 안 되는 불경한 것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 두바이 전 국민의 90%가 외국인이어서 암막커튼을 한쪽 구석에 쳐놓고 돼지고기 취급 세션을 따로 만들어놓은 대형마트가 가끔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외국인을 위한 돼지고기를 구입할 수 있다. 혹은 식당 중에 돼지고기 취급 면허가 있어 돼지 요리를 파는 곳도 있긴 하다.

하지만 접근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처럼 자신이 원할 때 근처 정육점이나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돼지고기와 돼지 요리를 살 수 있는 것과 소수의 대형마트 한쪽 구석에 가야지만 (없는 곳도 많다) 구할 수 있는 것은 차이가 아주 큰 법이다. 가격도 비싸다. 돼지고기를 파는 레스토랑에서 제대로 된 돼지 요리를 먹으려면 동종 메뉴보다 1.5배 정도 비싼 듯하다.

술도 비슷하다. 마트에서 팔지 않기 때문에 술을 구하려면 공항 면세점에서 사 오든가, 두바이 시내에서 1~2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주류판매점에 가서 사와야 한다. 매우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평범한 시민들은 돼지고기가 막 땡기지 않는 이상 자연스럽게 안 먹게 된다.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돼지고기를 먹을 돈이면 같은 돈으로 닭고기나 소고기를 더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술도 마찬가지다. 막 좋아하지 않는 이상 별로 안 마시게 된다. 생각해보니 필자가 마지막으로 돼지고기를 먹은 것도, 술을 마신 지도 한 달이 훌쩍 넘은것 같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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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위 데모

매주마다 우리나라 광화문광장이나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각종 시위로 지쳤다면 두바이가 해답일 것이다. 이곳에서는 데모나 시위가 전혀 없다. 정부가 컨트롤하는지는 몰라도 뉴스에서 이 같은 뉴스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북한처럼 시위 청정 국가다.

애당초 두바이는 국가에 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한 곳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대놓고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해 비판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 그렇게 하면 바로 감옥에 갈 수도 있다. 이는 두바이가 민주주의를 택하고 있지만 왕이 다스리는 왕정국가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또 나라에 불리하거나 국익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소식은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비판할 수는 있겠으나 생각보다 이런 나라가 꽤 많다. 우리가 지금까지 언론의 자유가 높았던 편이어서 피부로 잘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사실 현 두바이 국왕은 리더십과 능력 측면에서 이에 대해 별 이슈가 없기도 하다. 애당초 사막 불모지였던 두바이를 현재 '중동의 뉴욕' 위치까지 끌어올린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현지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존경하고 따르기에 딱히 격렬히 시위하거나 데모할 일이 없는 이유도 있다. 워낙 잘 통치하시니 말이다.

[Flying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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